수에즈 운항 복귀 기대 속 선사별 행보 엇갈려
홍해 해역의 무력 공격이 잦아들면서 수에즈운하를 통한 항로 정상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주요 선사들의 복귀 속도는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제한적 운항을 재개하는 반면, 다른 일부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다시 희망봉 우회로를 택하며 시장의 신중론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머스크는 1월 15일 MECL 서비스(중동 인도발 미 동부 연결)의 항로를 수에즈 경유로 되돌리는 구조적 복귀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단계적 복귀 전략의 일환으로, MECL 전 항차가 트랜스 수에즈 루트를 따르도록 운영 패턴을 조정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CMA CGM은 1월 20일 “복잡하고 불확실한 국제 정세”를 언급하며 FAL1, FAL3, MEX 등 3개 주요 서비스에 대해 수에즈운하 이용을 줄이고 희망봉 우회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해군 호위 등을 전제로 제한적 통항이 재개되는 흐름이 있었지만, 회사는 당분간 홍해 회랑을 피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화주 측의 경계감도 여전하다. 독일 자동차산업협회(VDA)는 1월 16일 보험 등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남아 있어 수에즈운하를 통한 운송을 전면 재개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승조원 안전이 최우선이며, 일부 선사와 함께 강화된 보안 조치 하에 예비 점검을 진행했지만 본격 복귀는 안전과 보험 여건이 명확해져야 가능하다는 취지다.
운하 운영 측은 복귀 유인을 강화하고 있다. 수에즈운하 당국은 대형 컨테이너선(순톤수 13만 톤 이상)을 대상으로 통항료 15% 할인 등 인센티브를 시행해, 높아진 보험료 부담을 일부 상쇄하고 선사들의 복귀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자 휴전(2025년 10월) 이후 공격 빈도가 줄어든 점이 수에즈 복귀 논의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지만, 지역 정세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 보험료와 보안 비용의 지속 여부, 우회 항로 운영에 맞춰진 선복 배치의 재조정 부담 등이 복귀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 보고 있다. 특히 수에즈운하는 글로벌 해상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핵심 회랑인 만큼, 통항 정상화가 가시화될 경우 항차 단축과 운항 비용 변화가 운임과 정시성, 선복 수급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