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업 경기 회복과 선박 발주 증가에도 중견·중소 조선소의 수주를 가로막고 있는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논의가 본격화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은 지난 9일 부산 영도 HJ중공업을 방문해 조선산업 현장을 점검하고 중견 조선소의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문제와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조선소가 선박을 수주할 때 금융기관이 선주에게 선수금 반환을 보증하는 제도로, 조선소가 실제 수주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금융 보증이다.
최근 국내 조선업이 수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기관의 보수적인 보증 심사와 발급 한도 부족 등으로 중견·중소 조선소는 여전히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 기관은 HJ중공업 현장 방문에 이어 부산역 회의실에서 중소조선소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문제와 중소 조선산업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동성조선과 빈센, 아시아조선, 은성중공업, 중앙해양중공업, 한국야나세 등 13개 중소조선소와 관련 조합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업계 관계자들은 선박 발주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수주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며 금융지원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견 조선소는 금융기관의 보증 발급 한도가 부족해 추가 수주에 제약을 받고 있으며, 중소 조선소는 재무구조와 담보능력 등을 이유로 보증 발급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도 중견 조선소는 보증 한도 확대를 포함한 제도 개선을, 중소 조선소는 보증 발급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업계는 선수금환급보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확대하고, 중견·중소 조선소의 규모와 수주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심사기준과 보증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문제뿐 아니라 중소 조선산업의 생산성과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금융·기술·인력 지원 정책을 함께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중견·중소 조선소는 연안선박과 특수선, 친환경 선박 등 국내 해운산업과 연계된 선박을 공급하고 지역 조선산업 생태계와 고용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 조선사에 비해 금융 접근성이 낮아 조선업 회복의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은 이번 간담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오는 21일 열리는 제2차 K-해양금융 혁신 포럼의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포럼에서는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한도와 심사체계 개선, 정책금융 지원 확대, 중소 조선소 전용 보증제도 도입 가능성 등을 논의하고 구체적인 정책 과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조정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은 “중견·중소 조선소는 안정적인 해상운송 공급망을 유지하고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산업”이라며 “현장의 어려움과 정책 수요를 면밀히 살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와 정책 제안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의가 실제 보증 공급 확대와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금융 문제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중소 조선소의 일감 확보와 국내 조선산업 생태계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