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섹터 중 4개 제작…초대형·고정밀 제작 역량 입증
조선·해양플랜트 기술, 미래 핵융합에너지 분야로 확장
HD현대중공업이 제작에 참여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마지막 진공용기 섹터 모듈 조립이 완료되면서 핵융합실험로 건설이 최종 조립 단계에 들어섰다.

HD현대중공업은 현지시간 22일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 ITER 건설 현장에서 열린 ‘KOREA-ITER 퓨전 데이’ 행사에 참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HD현대중공업이 제작한 마지막 진공용기 섹터가 열차폐체와 초전도 자석에 결합돼 섹터 모듈로 완성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내 기업·연구기관, ITER 국제기구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해 ITER 건설 현황과 한국의 주요 조달 성과를 공유하고 핵융합 분야의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조립을 마친 섹터 모듈은 최종 설치를 위해 토카막 피트로 이동됐다. 이후 나머지 8개 섹터 모듈과 결합돼 약 5000톤 규모의 도넛 형태 진공용기로 완성될 예정이다.
ITER는 한국과 유럽연합,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등 7개 회원국이 공동으로 프랑스 카다라슈에 건설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핵융합실험로다.
HD현대중공업은 ITER 진공용기 전체 9개 섹터 가운데 4개를 제작했다. 2010년 한국에 배정된 2개 섹터 제작을 수주한 데 이어 2016년 유럽연합 배정 물량 2개를 추가 수주했으며, 2024년까지 제작 물량을 모두 인도했다.
진공용기는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둘러싸고 내부의 고진공 상태를 유지하는 ITER의 핵심 설비다.
개별 진공용기 섹터는 높이 11.3m, 폭 6.6m, 무게 약 400톤에 이르는 초대형 구조물이다. 9개 섹터가 오차 없이 하나의 원형 구조물로 결합돼야 하는 만큼 대형 구조물 제작 능력과 고도의 정밀 용접·품질관리 기술이 요구된다.
프랑스 원자력 압력용기 관련 법령과 국제 원자력 기술기준, ITER 국제기구가 요구하는 품질과 안전 기준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과 해양플랜트 건조 과정에서 축적한 초대형 구조물 제작 및 용접, 품질관리 기술을 진공용기 섹터 제작에 적용했다.
조선소에서 확보한 대형 블록 조립 기술이 원자력과 핵융합 분야의 정밀 구조물 제작에 활용되면서 조선·해양 기술의 적용 범위가 첨단 에너지 산업으로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은 진공용기 섹터 제작과 공급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행사에서 감사패를 수상했다.
참여기업을 대표해 연설한 원광식 HD현대중공업 부사장은 “ITER 진공용기 섹터의 성공적인 제작과 설치는 대한민국 산업계의 기술 경쟁력과 국제 협력의 성과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핵융합 연구 기반 구축에도 참여해 왔다. 지난 2007년 완공된 한국형 핵융합연구장치 KSTAR의 주 장치 구조를 설계하고 핵심 설비인 대형 초고진공용기와 극저온용기를 제작했다.
이번 ITER 진공용기 제작 실적은 HD현대중공업이 기존 조선·해양플랜트 분야를 넘어 원자력과 핵융합, 에너지 설비 등 고부가 정밀 제작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