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LNG벙커링선·무인수상정 앞세워 美 조선시장 공략
삼성중공업이 LNG 벙커링선 공동건조와 무인수상정 기술개발, 조선 기능인력 양성, 한미 공동 연구개발을 아우르는 대미 조선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삼성중공업은 23일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미국 조선소와 대학, 기술기업 등과 사업·연구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한미 조선협력센터는 양국 조선기업의 공동연구와 정부·기업 간 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통상부 산하에 설립된 기구다.
개소식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비롯한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삼성중공업에서는 최성안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경희 미래사업본부장 부사장 등이 자리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미국 콘래드조선소와 공동 개발 중인 1만2천㎥급 LNG 벙커링선에 대해 미국선급협회로부터 기본설계인증을 획득했다.
양사는 지난해 12월 미국 내 LNG 벙커링선 공동건조를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한 이후 선박 기본설계를 진행해 왔다.
기본설계인증은 선박의 개념과 주요 설계가 관련 규정과 기술기준에 부합하는지를 선급이 검증하는 절차다. 이번 인증을 계기로 미국 현지 건조를 위한 기술적 기반이 한층 구체화됐다는 평가다.
미국은 LNG 생산과 수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자국 내 LNG 벙커링 인프라와 관련 선박이 충분하지 않아 항만 중심의 친환경 연료 공급망 구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연안을 운항하는 선박은 존스법에 따라 미국에서 건조된 선박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삼성중공업의 설계기술과 콘래드조선소의 현지 건조기반을 결합한 사업모델이 미국 시장 진출의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무인수상정 전문기업 사로닉 테크놀러지스와도 전략적 사업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무인수상정의 자율운항과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솔루션을 공동 연구하고, 로보틱스를 활용한 공정 자동화와 생산 인프라 구축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무인수상정은 병력이나 승조원 없이 감시·정찰, 해양정보 수집, 기뢰 탐색, 물자 수송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해양 무인체계다.
미국 해군이 유·무인 복합전력 확대를 추진하면서 무인수상정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상선 분야에서 축적한 자율운항과 스마트십 기술을 해양방산 분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선박 유지·보수 파트너인 비거마린그룹과는 미국 북서부 지역에 조선 기술인력 트레이닝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트레이닝센터에서는 선박 건조와 수리에 필요한 용접·도장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이 국내 조선소에서 활용해 온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반 용접·도장 교육설비와 훈련 프로그램도 도입될 예정이다.
미국 조선업은 대규모 함정과 상선 건조수요에도 불구하고 조선소 생산성과 숙련인력 부족이 사업 확대의 주요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삼성중공업은 단순히 선박 설계와 건조기술을 이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현지의 기능인력 양성체계까지 구축해 조선소 생산성 향상과 유지·보수 사업 확대를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대학과 기업이 참여하는 공동 연구개발도 본격화한다.
삼성중공업은 한미 국제 공동 연구개발 협약식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교와 용접장비 제조기업 밀러와 함께 인공지능 기반 스테인리스 스풀 제조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
스풀은 선박과 해양플랜트 내부에 설치되는 배관 단위로, 제작 과정에 자동화와 인공지능 품질관리 기술을 적용하면 작업 생산성과 용접 품질을 높일 수 있다.
텍사스대학교 달라스 캠퍼스와 샌디에이고주립대학교, 캘리포니아주립 폴리테크닉대학교와는 선박 건조 작업자를 위한 가상 교육훈련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가상훈련 기술을 활용하면 실제 조선소 설비와 자재를 사용하지 않고도 작업자가 용접과 도장, 조립공정을 반복적으로 연습할 수 있어 교육비용과 안전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번 협력은 삼성중공업의 대미 사업이 특정 선박의 공동건조를 넘어 친환경 선박, 무인 함정, 유지·보수, 생산자동화, 인력 양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이 해군력 강화와 상선대 재건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지만 자국 조선소의 시설과 인력, 공급망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한국 조선업계의 기술과 생산 노하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조선소와의 현지 공동건조를 확대하는 한편 자율운항과 인공지능, 로봇 자동화 등 고부가가치 기술을 공급해 한미 조선협력 시장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확보할 방침이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동안 준비해 온 대미 조선협력 사업이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를 계기로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게 됐다”며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미 조선·해양산업의 르네상스를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