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바스라로 안 간다"…이라크 원유, 호르무즈 밖에선 배럴당 10달러 웃돈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운항위험이 원유 가격까지 바꾸고 있다. 이라크 바스라에서 원유를 직접 인수하기를 꺼리는 구매자가 늘면서 호르무즈해협 밖에서 받을 수 있는 이라크산 원유에 배럴당 약 10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13일 원유거래업계에 따르면 토탈에너지스의 원유 트레이딩 자회사 Totsa는 이라크산 Basrah Medium 원유를 호르무즈해협 외부에서 인도하는 조건으로 시장에 제시하고 있다. 거래가격은 중동 원유가격의 기준 가운데 하나인 두바이유 대비 배럴당 약 10달러 높은 수준이다.
높은 프리미엄의 배경에는 선박 확보 문제가 있다. 호르무즈해협의 운항위험이 커지면서 일부 구매자들이 선박을 이라크 바스라 원유터미널까지 보내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 국영 석유판매회사 SOMO는 기존 계약 고객들에게 8월 계약물량을 바스라에서 직접 인수하도록 요구해왔지만 선박 안전 문제가 거래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같은 품질의 원유라도 호르무즈 안쪽에서 선적하느냐, 해협 외부에서 인도받느냐에 따라 거래가격이 크게 달라지는 시장이 형성된 셈이다.
원유거래에서 선박 확보 능력이 가격을 결정하는 현상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호르무즈 내부로 들어가는 선박에는 높은 전쟁위험보험료와 위험 프리미엄이 요구될 수 있는 반면 해협 외부에서 인도되는 원유에는 화물가격 자체에 프리미엄이 붙는 구조다.
한국 정유사 입장에서도 중요한 변화다. 국내 정유업계는 중동에서 상당량의 원유를 도입하고 있어 원유 자체 가격뿐 아니라 VLCC 용선료와 보험료를 포함한 실제 도착가격을 함께 비교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VLCC시장에서는 호르무즈 진입이 가능한 선박의 희소성이 커질 경우 선박별 용선료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원유의 품질과 가격보다 안전하게 화물을 실어 나를 선박 확보 여부가 거래조건을 좌우하는 이례적인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