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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7개월째, 원유재고 5억배럴 증발…정제유 수출 60% 급감

중동전쟁 7개월째, 원유재고 5억배럴 증발…정제유 수출 60% 급감

중동전쟁 장기화가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완충장치였던 석유재고를 빠르게 소진시키고 있다. 호르무즈해협과 홍해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우회 송유관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원유뿐 아니라 경유와 휘발유, 항공유 등 정제유 공급부족도 심화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 자료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된 이후 세계 석유재고는 5억700만배럴 감소했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280만배럴씩 재고가 줄어든 셈이다.

중동은 전쟁 이전 세계 석유공급의 약 5분의 1을 담당했다. 그러나 호르무즈해협 운항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걸프지역에서 국제시장으로 나오는 물량이 크게 줄었고 기존 재고를 활용해 공급부족을 메워온 시장의 대응 여력도 약화되고 있다.

호르무즈를 통한 원유와 석유제품 수출량은 지난 6월 이후 하루 약 500만배럴 수준으로 전쟁 이전의 약 4분의 1에 머물고 있다. 자동식별시스템을 끈 선박이 있어 실제 물량은 다소 많을 수 있지만 정상적인 수송량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정제유 공급차질이 원유보다 심각하다. 경유와 휘발유, 항공유 등 중동지역 정제유 수출량은 전쟁 이전보다 약 60%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경유를 중심으로 공급부족이 확대되면서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도 상승압력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를 우회하기 위해 활용해온 동서 송유관마저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점도 부담이다. 약 1200㎞ 길이의 이 송유관은 사우디 동부 유전지역에서 생산한 원유를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이동시키는 핵심 수송망이다.

사우디는 전쟁 초기 이 송유관을 통해 홍해로 이동시키는 물량을 하루 400만~500만배럴까지 확대하며 호르무즈 수송차질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그러나 후티의 홍해 봉쇄 등의 영향으로 지난 8월 수송량은 하루 약 200만배럴까지 감소했다.

여기에 송유관 자체가 공격을 받으면서 사우디의 우회수송 능력도 추가로 제한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우디의 8월 원유생산량은 하루 약 600만배럴로 떨어져 3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유보다 정제유 공급이 더 빠르게 위축되는 상황은 해운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선박연료 생산에 필요한 석유제품 공급이 줄면 벙커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미 높은 전쟁위험보험료와 탱커운임에 추가적인 비용부담을 더할 수 있다.

한국 역시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어 중동 에너지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하면 정유와 석유화학, 발전산업뿐 아니라 해운업의 연료비와 무역수지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석유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생산 또는 수송차질이 발생할 경우 이전보다 국제시장의 충격 흡수능력도 낮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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