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하루 새 선박 4척 피격…VLCC·탱커 잇단 공격에 원유수송 다시 비상
중동 원유수출이 회복되기 시작한 호르무즈해협에서 하루 사이 상선 4척이 잇따라 공격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 얀부항의 원유수출을 재개하면서 중동 원유수송망 정상화 기대가 커졌지만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의 선박 안전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탱커 운임과 전쟁보험료의 고공행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 UKMTO는 30일 호르무즈해협에서 지난 28~29일 발생한 선박 공격사건 4건을 잇달아 공개했다. 사건 발생 직후가 아니라 뒤늦게 보고됐다는 점도 현재 중동 해역의 실제 선박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첫 번째 사건은 28일 발생했다. 호르무즈해협을 항해하던 선박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아 화재가 발생했으며 선원들이 화재를 진압했다. 선원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보고됐다.
국제해사기구가 확인한 공격선박 목록에는 당시 피해선박이 쿠웨이트 국영 KOTC가 소유·운항하는 VLCC Al Funtas로 기록돼 있다. 선체가 손상됐지만 해양오염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9일에도 탱커 3척이 연이어 공격받았다. 해상보안업체 Vanguard Tech는 첫 번째 선박을 2008년 건조 VLCC Mersin Prosperity로 파악했다. 이 선박은 ADNOC 계열에서 관리하며 좌현을 공격받았다.
두 번째 선박은 라이베리아 국적 탱커 Sinbad로 파악됐다. 선박은 호르무즈해협으로 진입하던 중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됐다.
세 번째 선박은 Al Ruwais다. Vanguard는 처음 LNG선으로 파악했지만 선박정보상 라이베리아 국적 LR2급 탱커로 확인됐으며 ADNOC가 소유·운항하는 선박이다.
현재 세 선박의 구체적인 피해 정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네 건의 공격이 모두 호르무즈해협 내부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최근 중동 원유수송 정상화 움직임에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등장했다.
특히 Sinbad는 이란이 호르무즈 통항규칙을 위반했다며 지정한 비준수 선박 목록에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 측은 해당 목록에 오른 선박이 향후 호르무즈를 통과할 경우 벌금과 억류 또는 압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이번 사건은 최근 호르무즈를 통한 원유수송량이 빠르게 회복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 얀부항 원유수출을 재개하고 페르시아만에서도 선적량이 증가하면서 중동 원유공급 자체는 정상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선박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 계속되면 원유공급량과 별개로 실제 해상운송능력의 정상화는 지연될 수 있다. 선주가 호르무즈 운항을 기피하거나 추가적인 전쟁위험보험료를 요구할 경우 중동산 원유의 해상운송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VLCC 시장에도 새로운 변수다. 최근 호르무즈와 오만해의 선박대선박 환적 증가와 선박부족으로 VLCC 운임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는데 선박 피격이 이어지면 가용선박 공급이 다시 줄어들 수 있다.
한국은 원유의 상당량을 중동에서 수입하는 만큼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국내 정유사가 사용하는 VLCC가 호르무즈를 통과해야 하는 경우 선박확보 비용과 보험료 상승이 원유도입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쿠웨이트 등 한국의 주요 원유공급국 선박까지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피격된 선박 가운데 KOTC와 ADNOC 관련 선박이 포함돼 있어 특정 국가나 선사만의 위험으로 보기 어렵다.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는 선주들의 호르무즈 운항기피가 다시 확대되는지 여부다. 원유수출량이 회복되더라도 선박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최근 나타난 VLCC 초강세와 중동산 원유의 높은 운송비가 예상보다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