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⑦교황 “인간 존엄성 모독 죽음의 문화 배척하자” 

  • 등록 2014.08.17 11: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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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⑦교황 “인간 존엄성 모독 죽음의 문화 배척하자” 
대전월드컵경기장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집전 
세월호 생존자·희생자 가족과 미사 전 10여분간 면담 
솔뫼성지 찾아 아시아 청년들 만나…교회 역할 당부하며 희망 선사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인간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자”고 밝혔다.(사진: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집전에 앞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강론에서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며 “생명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의 모상을 경시하고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기를 빈다”고 말했다.

또 “고귀한 전통을 물려받은 한국 천주교인으로서 여러분은 그 유산의 가치를 드높이고, 이를 미래 세대에 물려주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새롭게 회개해야 하고, 우리 가운데 있는 가난하고 궁핍한 이들과 힘없는 이들에게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은 “이 나라의 교회가 한국 사회의 한가운데에서 하느님 나라의 누룩으로 더욱 충만히 부풀어 오르게 도와주실 것을 간청하며,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정신적 쇄신을 가져오는 풍성한 힘이 되기를 빈다”고 밝혔다.

이어 “하느님 자녀들의 자유를 누리며 기뻐할 수 있도록, 그 자유를 지혜롭게 사용하여 형제자매를 섬길 수 있도록, 그리고 다스림이 곧 섬김인 영원한 나라에서 완성될 바로 그 희망의 표징으로서 일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성모님의 은총을 간청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교황이 방한 후 처음으로 집전한 대중미사 강론에는 천주교 신자와 일반 시민 등 5만여명이 참석했다.

교황은 이날 헬기가 아닌 KTX와 자동차를 이용해 서울에서 대전월드컵경기장으로 이동했으며,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을 만나 10여 분 가량 비공개로 면담한 뒤 미사를 집전했다.
 
15일 오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첫 미사를 집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 김대건 신부의 생가인 당진 솔뫼성지를 방문한 뒤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가했다.(사진: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고 김대건 신부의 생가인 당진 솔뫼성지를 방문해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아시아 청년 6000여 명과 만나 그들의 고민을 듣고 진솔한 조언을 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아시아 청년대회 연설을 통해 “평화와 우정을 나누며 사는 세상, 장벽을 극복하고 분열을 치유하며 폭력과 편견을 거부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하느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님은 순교자들의 영웅적인 증언을 통해 당신 영광을 비추셨던 것처럼, 여러분의 삶에서 당신의 영광이 빛나게 하시고, 또 여러분을 통하여 아시아 대륙에 생명의 빛을 밝히기를 원하고 계신다”고 밝혔다.(사진: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 있는 김대건 신부의 생가를 방문해 헌화한 뒤 기도하고 있다.)

교황은 “우리를 괴롭히는 사회의 빈부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 삶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물질과 권력, 쾌락 숭배의 징후들을 우리는 본다”고 말했다.또 “우리 가까이에 있는 많은 친구와 동료들이 엄청난 물질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빈곤, 외로움, 남모를 절망감에 고통받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교황은 “아시아 청년들이 모이는 이 훌륭한 대회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영원한 계획 안에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청년대회를 처음 시작한 요한 바오로 2세께서도 하늘로부터 항상 여러분을 이끌어 주시기를 빈다. 크나큰 사랑으로 여러분에게 저의 강복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웅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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