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하방 압력 커지나 홍해 수에즈 운하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시장이 홍해 수에즈 항로를 둘러싼 “부분 복귀” 신호와 함께 변곡점을 맞고 있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는 2월 중순부터 공동 운항 서비스 일부를 홍해 및 수에즈 운하 경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으며, 해당 항차는 해군의 호위 등 지원을 전제로 운항될 예정이다.
이번 조정은 2023년 말 이후 본격화된 공격 위험으로 다수 선사가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로를 선택하면서 형성된 시장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우회 항해는 항차당 소요 시간을 늘려 같은 물동량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선박 수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었고, 이는 공급을 사실상 타이트하게 만들며 운임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희망봉 후티
머스크와 하팍로이드는 인도와 중동, 지중해를 잇는 ME11 서비스에서 구조적으로 항로를 변경해 홍해 수에즈를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복귀를 시작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호위의 구체적 형태와 제공 주체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선원 선박 화물의 안전을 최우선 전제로 둔 “점진적 재도입” 기조를 강조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시장 파급은 운임보다 먼저 선복과 스케줄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세계 최대급 포워더인 DSV는 홍해 항로가 재개되면 항해 시간이 단축되며 시장에 가용 선복이 늘어 운임이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우회 항로가 정상 항로로 되돌아가는 과정에서 유럽 주요 항만에 일시적인 혼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홍해 수에즈 항로가 글로벌 해상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도 변수다. 로이터는 수에즈 운하가 과거 글로벌 해상 무역의 약 10퍼센트를 처리해 온 핵심 길목이라고 전했으며, 실제로 2024년에는 지역 불안정 여파로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 수입과 통항 선박 수가 급감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다만 “부분 복귀”가 곧바로 “전면 정상화”를 의미하진 않는다. 실제로 일부 선사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수에즈 통항을 다시 줄이거나 우회를 병행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화주 입장에선 운임 인하 기대와 함께, 선사별 라우팅이 혼재하는 국면에서 선적 스케줄 변동과 추가 할증, 리드타임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결국 관건은 안전 리스크가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되는지, 그리고 선사들이 복귀를 서비스 단위로 어디까지 확장하는지다. 우회로로 묶여 있던 선복이 시장에 풀리기 시작하면 운임은 하방 압력을 받기 쉽지만, 복귀 속도가 엇갈리면 단기적으로는 항만 혼잡과 스케줄 왜곡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국내 수출입 기업과 포워더는 운임 지표 변화뿐 아니라, 선사별 항로 운영 방침과 위험 할증 적용 기준을 함께 추적하는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