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 조합법 개정·조합 자본 확충 통해 ‘제2의 도약’ 선언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 안중호 신임 회장이 조합의 재도약을 위한 포부를 밝혔다. 4월 22일 해운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안 회장은 조합법 개정과 자본 확충을 통해 KP&I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KP&I는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이 기회를 놓치면 성장은 고사하고 존립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KP&I는 최근 몇 년간 성장 정체와 대형사고로 인한 적자 누적 등으로 내외부 과제를 안고 있다. 안 회장은 조합의 재무건전성 확보, 글로벌 경쟁력 강화, 내부 구성원 성장 환경 조성이라는 3대 비전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재무건전성이 최우선입니다. 사고를 줄이고, 수익구조를 다변화해 KP&I가 지속 가능한 조합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해 선박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특히 그는 IG클럽 소속 글로벌 P&I 클럽들과 경쟁하려면 조합법상 ‘P&I 전용’ 조항 개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KP&I만 유일하게 사업영역에 제한이 있어 조합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현재 관련 조합법 개정을 중점 추진 중이며, 재임 중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그는 올해 초 단행된 조직개편의 배경도 설명했다. 기존 보상부서를 Wet과 Dry팀으로 나누고, 선사 맞춤형 세미나와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해 조합원의 만족도를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KP&I는 2024년 연이은 대형사고로 창립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안 회장은 “사고 발생 건수 자체는 줄었지만 대형사고가 조합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을 다시금 확인했다”며 “엄격한 인수 정책으로 전반적인 사고율은 낮아지고 있어 체질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해운협회 회장단 차원의 출자금 지원도 논의되고 있다. 그는 “톤세제도로 인해 해운사들이 감세 혜택을 누린 만큼, 일부 금액을 조합에 출자해 해운 생태계에 재투자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이 자금은 조합 보험료 절감 등 실질적 혜택으로 되돌려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선대 확충과 대형선사 유치 전략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당장 규모 확대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점진적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존 제휴 중인 IG클럽들과의 프로그램이 점차 성과를 내고 있으며,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차세대 IT시스템에 대한 30억 원 규모의 투자와 관련해서는 “2022년 하반기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고, 최근 2년간 완성도를 높이며 업무 효율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설명했다.

팬오션 등 대형선사 유치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KP&I가 IG클럽 미가입으로 제한은 있지만, 제휴를 통해 장벽을 낮추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와 운영 성과로 대형선사들도 점차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안 회장은 일본·중국 클럽과 비교해 KP&I는 클레임 대응력과 국내 해운과의 밀착성에서 강점이 있다고 언급하며, IG 제휴프로그램의 급성장 역시 조합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간 보험료 규모가 10년 사이 20배 이상 증가했으며,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끝으로 그는 해수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며, “KP&I가 진정한 글로벌 클럽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조합법 개정과 자본 확충 등 주요 과제에 대해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