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헤드헌팅 시장의 최대 이슈는 '대리급 채용 비율 3년 새 4.5배 증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 대표 김기태)와 헤드헌팅 전문업체 엔터웨이(www.nterway.co.kr, 대표 박정배)는 올 한해 헤드헌팅 시장에서 화제를 낳은 '2006 헤드헌팅 시장 10대뉴스'를 선정, 26일 발표했다.
① 회사는 대리를 좋아해
올 들어 헤드헌팅 시장에서 가장 선호된 경력직은 바로 현업에 투입돼 실적을 낼 수 있으면서도 비용 부담이 적은 대리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커리어가 자사 헤트헌팅 포털사이트 커리어센터(www.careercenter.co.kr)에 올해 등록된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채용인원(4만8163명)에서 대리급 사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39.6%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과장급(12%)’, ‘차장급(3.9%)’ 등이 뒤를 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전체 채용인원 중 대리급 사원의 비율은 △2003년 8.8% △2004년 15.2% △2005년 17.2% 등으로 증가한 반면, 과장급은 △2003년 32.1% △2004년 23.8% △2005년 14.5% 등으로 감소했다. 대리급 사원을 많이 채용하는 업종은 전기ㆍ전자와 정보통신 분야였으며 대리급 경력사원의 평균 연봉은 3000만~40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② 헤드헌팅 시장, 성역 무너져
인재 채용 시 실무능력과 노하우가 중시되면서 헤드헌팅 시장에 성(性) 구분이 깨지고 있다.
커리어가 지난 3년간 연 100건 이상 등록된 직종의 채용공고 3만 6276건을 분석한 결과, 성별에 대한 제한 없이 인재를 채용한 비율은 2004년 55.6%에서 2005년 74.7%, 2006년 81.5%로 대폭 증가했다.
그동안 남성을 주로 뽑던 의약, 제약 업종의 경우 2004년 성별에 무관하게 채용한다는 응답이 32.8%에 그쳤지만 올해는 전체의 92.8%가 성 구분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남성 채용 영역이었던 프로젝트매니저(PM)는 성별과 상관없이 채용한다는 대답이 2004년 51.6%에서 2006년 91.6%로 증가했다. 은행, 증권, 투신쪽 역시 2004년 57.2%에서 2006년 96%로 늘어났고 기술영업직 역시 2004년 43.1%에서 올해는 79.8%가 성의 차별 없이 채용한다고 응답했다.
③ 이직 현상 저연령화 가속도
이직 희망자의 절반 이상이 30세, 입사 3년차, 대리 이하로 이직 현상이 갈수록 저연령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리어와 엔터웨이가 회원 13만 4810명을 분석한 결과, 이직 희망자는 입사 3년차 이하가 66.0%, 대리 이하가 59.3%, 30세 이하가 60.7%로 대부분 사회 초년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직 사유는 연봉이 36.8%로 가장 높게 나타나 이직을 통해 몸값을 올리려는 '‘직(職)테크’ 개념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④ 40·50대 대기업 간부 이직 봇물
올해 대기업들이 예년보다 승진 인사를 축소함으로써 인사 적체에 걸린 40~50대 부장급들의 이직행이 가속화됐다.
커리어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 이직을 위해 회원 가입을 한 직장인 가운데 40·50대 비율이 36.7%로 작년 평균치인 25%를 크게 웃돌았다.
커리어센터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변화보다 안정과 결속을 우선해 예년에 비해 승진 인사를 축소했다"며 "이로 인해 연말 연시 인사에서 누락되거나, 임원직을 사퇴한 대기업 부장급들의 이직 문의와 상담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⑤ 헤드헌팅 'CEO 마켓' 경쟁 치열
올 들어 CEO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움직임이 더욱 증가했다. 커리어센터에 등록된 CEO 모집 채용공고는 작년에 비해 두배 가량 늘었다.
기업간 인수합병이 급증하고, CEO 공모제를 채택하는 공기업이 많아진 것도 CEO 시장을 확대시킨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엔터웨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CEO만큼은 내부 승진을 통해 선임했으나, 최근 들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사업이 다각화되면서 검증된 전문가를 찾기 위해 외부에서 CEO를 영입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⑥ 기업들 삼성·LG 출신 선호
헤드헌팅을 의뢰하는 기업들은 삼성그룹이나 LG그룹 계열사 출신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R파트너스가 올 초 155명의 헤드헌터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0.6%가 '특정기업 출신의 지원자를 선호하는 기업이 있다'고 답했다.
선호하는 출신기업 중에는(복수응답) ‘삼성그룹’이나 ‘LG그룹’ 계열사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각각 76%와 60%로 가장 많았다. 출신학교로는 서울대, 고려대 출신 지원자를 선호하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⑦ 벤처, A급 인재 사각지대
올해도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이 고급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커리어가 지난 8월 60개 사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인재채용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석사 이상 고급 인력을 뽑기 어렵다는 응답이 85%로, 대졸 인력 66%에 비해 크게 높았다.
이처럼 많은 벤처기업들이 고급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능력있는 엔지니어들이 안정적인 대기업과 국가 연구기관을 선호하는 데다, 유명 대기업이 우수대학 인재를 입도선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커리어측은 풀이했다.
⑧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직장인은 평판을 남긴다
직장인들의 내신성적이라고 할 수 있는 '평판조회'가 이직의 중요한 당락 포인트가 되고 있다. 엔터웨이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은 경력직 사원 채용 시 90% 이상 입사 후보자에 대한 평판조회를 실시했다.
임원이나 CEO의 경우는 100% 평판조회 대상이 됐다. 평판조회로 인해 입사에서 탈락된 비율은 대략 10% 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엔터웨이 관계자는 "평판조회는 경력직 이직 시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며 "직장인들은 경력기간 중 업무 뿐 아니라 인성과 이미지 등 전반적인 평판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⑨ 공무원도 헤드헌팅 시대
공무원 헤드헌팅도 이제는 DB활용 시대다. 중앙인사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을 기준으로 국가인재DB를 통한 인재추천 실적은 월 평균 626명으로 작년 407명에 비해 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재DB가 널리 알려지면서 인재DB 추천 인사가 실제로 선임되는 비율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중앙인사위가 임용 현황을 파악한 결과 2001년 이후 작년 말까지 인사위로 추천요구가 들어온 2050개 직위 가운데 국가인재DB를 통해 추천한 인사가 선임된 경우는 모두 1048명으로 전체의 51.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⑩ 장애청년에 맞춤형 헤드헌팅 박람회 개최
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지난 7월 '장애청년 헤드헌팅 대회'를 개최했다. 기존 취업박람회가 직종과 능력 구분없이 전 장애인의 취업을 목적으로 한 반면, 이번 행사는 대졸 이상의 유능한 장애청년에게 자신의 능력ㆍ경력에 적합한 직업을 연결시켜주고 전문적인 경력관리를 지원하는 매칭 프로그램 형태로 진행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