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해운 산업을 둘러싼 새로운 무역 전쟁의 서막

  • 등록 2025.04.21 18:03:28
크게보기

미국과 중국, 해운 산업을 둘러싼 새로운 무역 전쟁의 서막
항만 사용료 갈등에서 세계 공급망 재편까지… 글로벌 해운 패권 둘러싼 정면충돌 본격화

2025년 들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패권 경쟁이 해운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글로벌 조선·항만·물류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양국의 전략이 정면충돌하면서, 세계 해운 산업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산 선박 및 항만장비에 대해 항만 이용 요금을 대폭 인상하는 강경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중국 해운·조선 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자국 조선업을 보호하고 국가 안보 차원에서 해상 통제권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새롭게 시행될 정책에 따르면 중국 선박은 미국 항만에서 최대 350만 달러에 이르는 고율의 항만 사용료를 부담하게 되며, 이는 컨테이너선, LNG선 등 주요 선형에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해운업계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 국영 해운사인 COSCO는 “미국의 조치는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훼손하고 정상적인 물류 흐름을 방해한다”고 비판하며, 이미 공식 항의 절차에 돌입했다. 중국 상무부 역시 미국의 조치를 “경제적 강압”으로 규정하고, 필요한 대응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양국의 해운 분쟁은 단순히 양자 간의 무역 마찰에 그치지 않고, 세계 물류 네트워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산 선박의 미국 입항이 제한되면 글로벌 공급망의 효율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과적으로 수입 비용 상승과 미국 내 소비자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중 간 해운 갈등을 넘어, 세계 조선·물류 지형 재편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편, 이번 갈등은 미국이 자국 조선 산업의 부흥을 공공연히 선언한 가운데 시작된 것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Buy American' 기조 아래 자국 건조 선박 사용 확대와 친환경 연료 인프라 구축을 적극 추진해 왔다. 반면, 중국은 국영 선사 중심으로 대형 선박과 항만 장비 투자를 확대하며 유럽·아시아 물류 네트워크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양국 모두 해운산업을 경제·안보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어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 해운국들은 양국 간 충돌이 자국 산업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 조선업계에서는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전체적인 불확실성 확대와 글로벌 물류 비용 증가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해운 산업을 둘러싼 미중 간 경쟁은 이제 단순한 상업적 대립을 넘어, 지정학적 대결의 양상으로 전환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갈등의 확산을 방지하고, 세계 해운시장의 안정을 위한 조율과 협력 방안을 모색할 시점이다. 향후 양국의 조치가 글로벌 해운과 공급망 체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편집부 기자 f1y2dasky@naver.com
Copyright @2006 해사경제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PC버전으로 보기

세계 물류중심의 견인차 | 서울특별시 도봉구 해등로 241-14, 1동 801호(쌍문동, 금호2차아파트) | 발행인:정재필 | 편집인:강옥녀 대표전화 02)704-5651 | 팩스번호 02)704-5689 대표메일 | jpjeong@ihaesa.com 청소년보호책임자:정재필 | Copyright@2006 해사경제신문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165 | 등록발행일 : 2006년 1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