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해양관광 소비 38.9조 원…전국 연안지역 일제히 감소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2024년 우리나라 연안지역의 해양관광시장 소비 규모를 38조 9,208억 원으로 추정하며, 전년 대비 4.95% 감소한 것으로 발표했다. 이는 전체 연안 상권 소비 규모(63조 4,630억 원) 감소율인 2.63%보다도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로, 해양관광 부문이 경기 둔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크게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분석은 신용카드 및 이동통신 빅데이터 기반으로 최근 5년간(2020~2024년)의 소비 트렌드를 종합해 이뤄졌으며, 2024년 전국 11개 연안지역 모두에서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연안은 –9.4%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고, 인천과 전남도 각각 –6.4%로 두드러진 위축세를 보였다. 반면 강원연안은 –1.2%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감소폭을 나타냈다.
지역별로 해양관광 소비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부산연안으로 6조 3,796억 원, 이어 전남(5조 1,945억 원), 경남(5조 1,633억 원) 순이었다. 다만 해양관광이 전체 상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강원연안(74.9%), 제주연안(70.5%), 경북연안(69.4%)이 높아, 해당 지역은 해양관광에 경제 의존도가 크다는 점이 부각됐다.
계절별로는 여름(–6.1%)과 가을(–6.2%)의 소비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봄(–3.9%)과 겨울(–3.3%)은 비교적 완만했다. 이는 성수기 편중 구조에서 벗어나 사계절형 관광 수요가 형성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업종별로는 음식 업종이 전체 해양관광 소비의 58.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숙박(–8.5%)과 여가·오락(–9.6%) 업종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콘텐츠 부족, 가격 부담 등의 요인으로 숙박 중심 관광이 위축되고 단기 방문 위주 소비 행태가 확산된 결과로 분석된다.
조정희 KMI 원장은 “해양관광시장이 외부 요인에 민감한 구조적 한계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며 “앞으로는 내지인을 포함한 정주형 관광, 세대 맞춤형 콘텐츠, 사계절 분산형 운영 등 다층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교한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해양관광 생태계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