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이상의 직장인 5명 중 1명은 본래 자신의 학력보다 낮은 학력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에 입사지원을 한 적이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현재도 낮춰 지원한 학력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ㆍ인사포털 인크루트과 리서치 전문기관 엠브레인은 4년제 대졸 이상(석박사 포함)의 학력을 가진 직장인 1208명을 대상으로 ‘취업 시 학력이동 지원 실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 21.9%(265명)가 실제 자신의 학력보다 낮은 학력의 일자리에 입사 지원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5명 중 1명 꼴로 대졸은 초대졸이나 고졸이면 지원할 수 있는 일자리에, 또 대학원졸(석박사 이상)은 대졸, 또는 그 이하의 학력이면 지원할 수 있는 일자리에 지원해 본 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학력을 낮춰 지원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취업난 때문이었다. 학력을 낮춰 지원한 이유를 물은 결과, 절반이 넘는 55.8%가 ‘현재의 학력을 갖춘 자들 중 내 스펙(학력 등 외적요건)으로는 취업이 힘들다고 판단돼서’라고 응답했다. 본래 자신의 학력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아예 고학력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는 일자리에 지원한 셈이다.
이어 ▲’학력과 관계없이 쉽고 단순한 일을 하고 싶어서’(22.6%)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싶어서’(15.8%) ▲기타(5.7%) 등의 의견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들이 다 취업에 성공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을 낮춰 지원한 경험이 있는 직장인에게 당시 취업에 성공했는지 물은 결과, 65.7%(174명)가 취업에 성공했다고 답한 반면, 34.3%(91명)는 학력을 낮춰 지원했음에도 취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을 낮춰 지원한다고 다 취업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학력을 낮춰 취업에 성공한 직장인들에게 현재 상황을 다시 물었더니, 46.6%는 ▲현재도 낮춰 지원한 학력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현재도 낮춰 입사한 학력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원 학력을 인정해 주는 곳으로 이직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응답은 33.3% 학력을 낮춰 입사한 회사에서 원래 학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답은 20.1%로 각각 나타났다.
이들 중 현재도 낮춰 지원한 학력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 있는지를 물었더니, 65.4%는 ‘만족 못한다, 원래 학력이 아깝다’고 응답한 것.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는 답은 34.6%에 머물렀다.
취업난으로 인한 고육지책으로 실제 학력보다 낮은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지만, 10명 중 약 7명은 현 상황에 만족하고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원래 학력을 인정받을 때보다 임금, 처우가 상대적으로 낮아 동일한 학력의 직장인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