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해기사 확보 장기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 필요
전세계적으로 숙련된 선원의 부족현상은 해운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양질의 해상인력 부족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과 유럽의 해운강국들도 숙련선원 확보에 정성을 쏟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지난 2004년 이후 부정기선시황의 호전과 더불어 2005년부터 시행된 톤세제도로 선박에 대한 재투자 여력이 생김에 따라 외항상선이 연간 60여척씩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양질의 외국인 선원을 포함한 해기사 구인난이 우리나라 외항해운업계의 주요과제가 되고 있다.
더구나 해기사의 경우 선박의 안전운항을 우려한 국제기구와 선진국 등에서 자질문제 등 요구하는 조건들이 까다롭기 때문에 일시에 자격을 갖춘 해기사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일본의 경우 오래전부터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지에 해기교육기관을 설치하거나, 기존 기관에 대한 지원확대를 통해 양질의 해기사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와함께 유럽의 대형선사들도 동남아지역의 선원교육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해기사를 공급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오는 2010년 일반선박에 대한 외국인해기사의 전면고용이 실시됨에 따라 양질의 외국인 해기사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선주협회는 3월10일부터 15일까지 배트남을 비롯하여 필리핀, 미얀마에 조사단을 파견, 해기사 공급실태를 조사했다.
이들 3개국의 해기사 공급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3개국 모두 1개의 국립해양대학에서 공식적으로 해기사를 양성하고 있으며, 국가별로 250명 내외로 3개국 합하면 연간 750-800명의 졸업생을 배출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해양계 전문학교 또는 일반대학 출신들이 일정기간 부원으로 근무한 뒤 승선경력을 인정받아 해기사 시험에 합격하면 해기사 면허를 내주고 있다. 해사경제신문 창간2주년 특집으로 선주협회가 베트남, 필리핀, 미얀마의 해기사 공급실태를 조사한 내용을 분석했다.(편집자 주)
[ 베트남 ]
▷ 선원시장 현황
선원인력의 대부분은 VIETNAM MARITIME UNIVERSITY(VIMARU), MARITIME SECONDARY SCHOOL에서 배출되고 있다. VIMARU와 MARITIME SECONDARY SCHOOL NO.1은 HAIPHONG에 있고, VIMARU의 분교 및 MARITIME SECONDARY SCHOOL NO.2는 HOCHIMINH에 있다.
해기사 가용인력은 VIMARU에서 매년 양성되어 배출되는 250여명 정도이다. 베트남 선원들의 가장 큰 약점은 언어소통 문제로서, 대부분 영어 구사능력이 떨어진다. 최근에 배출되는 선원의 경우 영어교육을 이수, 영어가 가능하나 개인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해기사는 대부분 베트남 국적선에 승선중이며 나머지는 일본, 대만, 한국 등 극동지역 선주의 선박에 승선하고 있다. 언어소통의 어려움, 사회주의 체제로 인한 관료적이고, 수동적인 태도는 선원의 해외시장 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하지만, 풍부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선원자원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선원의 장점은 △저임금 △한국인과 비슷한 문화와 풍습 △인내심과 끈기 △빠른 두뇌 회전을 들 수 있다. 베트남 선원은 외세에 굴복하지 않은 역사를 지닌 나라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한편, 베트남 선원의 경우 임금 측면에서는 여타 국가의 선원에 대하여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가용 자원, 선원의 능력 면에서는 필리핀, 미얀마 선원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 필리핀 ]
▷ 선원 일반현황
현재 승선중인 필리핀 선원은 약 25만명으로 집계됐다. 필리핀 교육체계를 보면, 공립의 경우는 초등학교 6년, 고등학교 4년, 대학 4년(6-4-4)이며, 사립은 7-4-4년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중등교육까지는 적은 비용으로 수학할 수 있어 개발도상국으로서는 교육의 양적수준이 높운 편이다.
선원 임금수준은 한국선원에 비하여 조금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며, 최근 유럽 및 일본선사의 필리핀 선원고용 확대로 임금이 대폭 인상되고 있으며 인력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다. 필리핀 선원들은 경제적인 목적으로 임금에 따라 전직이 심한 게 특징이다.
▷ 필리핀 상선사관학교( PMMA )
필리핀내 상선사관 양성학교 중 가장 우수한 교육기관으로 판단된다. 지난 1820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필리핀내 최고 해양대학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자부심이 강하다.
학제는 4년제로서 3학년때 CADET으로 개인적으로 실습에 들어가며, 학기중 군사훈련을 받는다.
필리핀 전역에서 우수한 인재 7,000여명이 매년 지원하며 350명을 선발하는데 4년 후에는 220-250명 정도가 졸업한다. 졸업후 자격증 취득 비율은 거의 100%에 달한다.
특히, 이 대학은 국가의 지원예산 부족으로 학생과 선사간 장학금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재학생 전체가 유럽, 일본 등의 선사들로 부터 개별 지원계약을 체결하여 장학금을 받는다.
학생 개개인은 입학시부터 졸업시까지 선사에서 연간 2,000달러 가량 지원받는다. 재학생 전체가 약 60개 선사들로부터 개별 지원(장학금) 계약을 체결하는데, 졸업 후 5년간 장학금 지원선사 소속선박에 승선하기로 계약을 맺는다. 주요 계약 선사는 노르웨이 OSG 100명, 나머지 150명은 일본선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 미얀마 ]
▷ 선원관련 정부기관 및 교육기관
관련기관으로는 교통부 산하 해운국(DEPARTMENT OF MARITIME : DMA)이 있으며, 여기에서 선원수첩 및 증명서를 발급, 관장한다.
또 교통부 산하의 선원고용관리국(SEAMAN'S EMPLOYMENT CONTROL DIVISION : SECD)에서는 선원의 고용업무 및 MANNING회사를 관리감독한다.
그리고, 교통부 산하에 해양전문학교(INSTITUTE OF MARINE TECHNOLOGY : IMT)가 있는데, 이 학교는 1년제 전문학교 수준의 해기사 교육기관이었으나 2007년에 2년제로 승격되어 현재 1-2학년 학생이 재학중이다.
이 학교는 지난 1971년에 설립됐으며, 입학자격은 고졸 이상으로 성적 A 등급(졸업생의 7~8%) 이상이어야 한다. 선발방법은 고등학교 성적과 신체검사 및 면접을 병행하며, 교육시스템은 항해사 및 기관사 과정, 승진교육 과정, IMO TRAINING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배출인원은 항해 150명, 기관 150명으로 2년의 교육과정을 거쳐 졸업 후 상선 또는 DOCK YARD 실습기관으로 지정된 곳에서 실습을 하도록 하고 있다. 실습후 외항선 2등항해사/기관사까지 가능한 2nd MATE/3rd CLASS ENG 면허 응시자격이 부여된다.
아울러, 지난 2002년 8월에 개교한 교통부 산하의 해양대학(MYANMAR MARITIME UNIVERSITY : MMU)이 있다. 이 대학은 미얀마에서 유일한 5년제 정규대학 시스템을 갖춘 해기사 교육기관으로서 지난해 12월에 첫 졸업생 60명을 배출했다. 정원은 항해과 100명, 기관과 100명 등 200명이다.
▷ 선원시장 일반현황
미얀마 선원의 해외진출은 저렴한 임금, 순종적인 성격, 다양한 직급별 분포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으며, 외화획득을 위한 특별한 산업이 없는 미얀마에서는 선원에 의한 외화획득이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선원 송출은 정부가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 미얀마에서의 선원들은 상대적으로 월등히 높은 임금으로 인해 매우 인기가 있는 직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부분의 선원은 비 해양계 출신이며, 해양계 전문학교인 IMT에서 배출되는 선원이 부원으로 일정기간 승선후 사관시험에 합격하여 사관으로 진출하였으나, 2008년도부터는 국립 정규 해기사 양성기관인 해양대 졸업생이 배출된다.
특히, 미얀마 해양전문대학 등을 졸업한 선원들은 유럽, 아시아, 미주 등 전세계에 널리 진출해 있다. 소수의 인원이기는 하지만 유럽에 진출한 일부 1등 항해사/기관사 이상의 고급사관의 임금은 필리핀 고급사관의 임금과 동일 수준 또는 상회할 정도로 실력을 평가받고 있다. 미얀마 선원의 임금은 필리핀 선원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이다.
▷ 경쟁력 및 향후 전망
미얀마는 0다양한 선종, 다양한 직급의 선원을 확보하고 있는 안정된 선원시장으로서, 국내 경제의 취약으로 급격한 고용창출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유럽 선주들은 이미 높은 임금을 주고 우수 미얀마 선원을 채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얀마 정부의 면허시험에 대한 합격자수 제한이 엄격한 가운데 선원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미얀마 사관의 구인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얀마 해양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본격적인 해기사 실습을 앞두고 유럽, 일본 등 전세계 선사들이 치열한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언어소통의 무난, 순종적인 국민성으로 인해 이들 선원의 해외진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얀마는 다양한 선종의 경력자가 있으며 해기사는 전문학교 졸업후 부원으로 다년간 승션후 해기사 국가고시를 거쳐 해외로 나가고 있다. 일반대학교 졸업자도 일정기간 부원 승선후 해기사 시험 응시자격이 부여된다.
■ 종합의견
베트남과 필리핀의 국립해양대학에 대한 유럽과 일본, 대만 등이 지속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신규 공급원으로서 한계가 있다. 이에 반해 미얀마의 경우 현지 국내 송출업체 등의 노력으로 비교적 일본, 유럽선사들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다.
그러나, 우수한 미얀마 선원들을 확보하려는 유럽, 일본선사들의 공략이 치열함에 따라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가 필요하다.
외국인 선원확보문제는 국내선원 부족분을 메우는 단편적 시각에서 접근할 시기는 지났다. 한국상선대를 운영할 미래의 주역이라는 측면에서 장기적, 전략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에 현지조사를 벌였던 동남아 3개국은 현재에도 많은 선원을 공급하고 있지만 유럽선진국의 지속적인 선원감소를 고려할 때 앞으로도 더욱 선원공급시장으로 성장 가능한 국가이며, 승선기피, 고령화 등으로 선원자원이 날로 고갈되어가고 있는 한국 선원시장의 대체시장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된다.
풍부한 부원선원 공급국일 뿐만 아니라 우수한 부원은 사관으로 양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양면적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개발정도에 따라서는 고급사관까지도 충분히 양성,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을 보유한 국가들이다. 따라서 전략적 투자를 통한 범 국가적 협력관계 구축이 절실하다.
고갈되어 가고 있는 한국선원 공급실태를 감안할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수한 선원을 양성, 발굴한다는 생각으로 장학금 지급, 실습생 고용 등의 방법으로 선원양성에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면, 적은 투자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데 큰 효과가 있으리라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