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최초 HDPE 소재 어선 ‘카이브3호’ 진수… 친환경 어선 시대 개막
국내 최초로 친환경 소재인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을 활용한 어선이 탄생했다. 해양수산부(장관 강도형)는 3월 21일 부산 천성항에서 HDPE 소재로 건조된 시제 어선 ‘카이브3호’의 진수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어선의 약 97%는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제작되고 있다. FRP 어선은 가격이 저렴하고 성형이 쉬운 장점이 있지만, 건조 과정에서 다량의 분진과 악취가 발생하며, 폐선 처리 시 전량 소각·폐기해야 해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2024년 8월 「폴리에틸렌선의 구조 잠정기준」을 제정하며 HDPE 어선 건조를 위한 법·제도를 정비했다. 또한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 HDPE 선박 건조에 필요한 용접 기술 등을 개발해왔다.
HDPE는 건조 과정에서 분진과 악취가 발생하지 않으며, 부식이 없어 미세플라스틱이 생기지 않는 친환경 소재다. 또한 재활용이 가능해 기존 FRP 어선의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노르웨이 등 선진국에서는 2010년대부터 HDPE 선박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카이브3호’는 해양수산부의 AI 기반 어선 안전 설계 데이터 플랫폼 개발 및 실증 연구의 일환으로 건조됐으며, 실험 결과 최대 속력 32노트(knot)를 기록해 FRP 어선(25노트)과 알루미늄 어선(30.7노트)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였다. 또한 건조 비용 측면에서도 HDPE는 같은 친환경 소재인 알루미늄 대비 약 30%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 경제성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번 연구 성과는 국내 어선 건조 산업이 친환경 산업으로 전환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어선 분야에서 신기술과 신소재가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진수식은 3월 21일 오전 11시 부산 천성항에서 개최되며, 해양수산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 등 관련 기관과 연구진이 참석해 개발 경과 보고와 시승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HDPE 어선이 향후 친환경 어선 건조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