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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출범 11년을 맞아=강무현 해양장관 특별기고

       
“2025년 무렵, 국제사회 맹주의 지위를 유지하느라 극도로 지친 미국은 스스로 제국의 지위를 포기한다. 대신에 ‘일레븐’이라고 불리는 11대 강국이 새로운 정치·경제세력으로 등장한다. 세계를 지배하는 11대 강국은 일본,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남아공, 멕시코 그리고 한국.”

 

프랑스의 세계적 석학이자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의 신작 ‘미래의 물결’에 나오는 내용이다. 앞으로 18년 후, 한국이 세계 11대 강국의 반열에 올라선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단순히 11강에 진입한다는 것이 아니다. 자크 아탈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일레븐’에 속하는 나라들 중에서 한국이 아시아 최대의 경제국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한국은 경제, 문화의 새로운 모델로 각광받고, 한국의 기술력과 문화적 역동성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한국 모델은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성공모델로 각광받으며, 심지어 일본에서조차 미국식 모델 대신 한국식 모델을 모방하는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다.”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 시종 낙관적인 전망을 보여주면서, 아탈리는 역사적으로 한국이 세계 경제강국으로 부상하지 못한 이유를 세 가지 원인으로 분석한다. 그 세 가지란 제조업·운송기술 혁신보다 농업과 식품산업·지대(地代) 우선, 해양산업 홀대, 창조적 계급 육성 실패 등이다.

 

해양수산정책의 주무장관으로서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두 번째 이유인 '해양산업 소홀'에 대한 아탈리의 주장이다.


최근 30여년간 해양산업 비약적 발전

 

아탈리는 한국이 오랫동안 해양산업을 외면해왔다고 분석한다. 16세기 거북선 발명 등 놀라운 기술혁신을 이루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를 지속적으로 활용하여 해양개척의 역사를 만들지 못했다. 30년 전에야 비로소 경제발전을 뒷받침할 국적 상선단을 형성하고, 최근에야 대형항만을 집중 개발하기 시작해 외부로의 개방이 늦어졌다. 뼈아픈 지적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우리는 현대에 들어 바다와 해양개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운, 항만, 수산, 해양과학 등 해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96년 해양수산부가 출범하고 통합 해양행정체제를 구축한 이후에는 해양산업에 대해 더욱 집중적인 투자를 해왔다.

 

그 결과, 지금 우리나라의 해양산업은 조선 세계 1위, 컨테이너처리량 세계 5위, 선복량 세계 8위, 수산물 생산량 15위 등 세계 10위권의 해양력을 보유하고 있다. 해운산업을 통해서 연간 200억불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경제적 부가가치나 전략적 중요성 면에서 해양산업의 국민경제 기여도를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역사적으로 해양산업을 소홀히 하는 전략적 실책을 범했음에도 우리 국민의 끈기와 열정에 힘입어 최근 30여 년간 해양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해온 것이다.

 

그러나, 해운, 항만, 수산 등 해양산업을 둘러싼 외부 환경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조선 세계 1위를 구가하고 있지만 낮은 인건비와 노동력을 앞세워 중국 조선업체가 맹추격중이다. 해운분야에서는 소수 대형해운선사의 세계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고, 글로벌네트워크를 구축한 대형해운선사와 비교할 때 국적선사의 자본력, 전문성 등은 여전히 취약하다. 상하이, 선전, 톈진 등 중국의 항만개발도 위협적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미래산업의 척도라 할 수 있는 해양과학기술은 해양선진국의 40~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미래 환경변화에 대응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해가기 위해서는 국가경제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국내 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모멘텀 내지 대규모 프로젝트가 절실하다. 그런 의미에서 해양수산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는 해양산업을 비롯해 첨단 IT, BT 등 전반적인 기술, 산업수준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바다와 연안’, 인류 공동의 관심사로 부상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올 11월 파리에서 결정된다. 현재 모로코의 탕헤르, 폴란드의 브로츠와프와 치열한 유치경쟁을 펼치고 있다. 모로코는 '세계의 길, 문화의 만남'을 주제로, 폴란드는 '세계 경제에서의 여가문화'를 주제로 자국에서 세계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는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 : 풍부한 자원보전과 미래지향적 활동'을 주제로 한다. 인류가 직면한 환경파괴, 지구온난화 등 범지구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자연과 인간, 개발과 보존이 조화되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구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바다는 인류가 직면한 자원, 식량, 공간, 환경 등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지막 프론티어이다. 하지만 그간의 육지중심의 무분별한 산업활동의 결과, 지금 바다는 해양생태계 파괴, 해양오염 심화, 지구온난화와 환경재해 등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남태평양의 도서국가인 ‘투발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기후변화 및 해수면 상승은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위협하고 있다. 지난 6월 우리 정부는 제141차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한 ‘여수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총 1000만 불을 투자하는 여수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한 해양개발 및 보전을 위한 범지구적인 노력에 있어 이정표가 될 것이다.

 

BIE 회원국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개도국들은 이미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주제와 여수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 등 세계의 석학들도 해양을 주제로 한 우리의 박람회 주제에 대해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세계 11대 경제강국 조건,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는 총 10조원의 생산유발, 4조원의 부가가치, 9만명의 고용창출 등 경제적 효과를 창출함은 물론, 우리의 앞선 해양산업, 과학기술, 문화와 전통을 세계에 알리고, 여수를 포함한 남해안 지역을 첨단 해양산업·관광단지로 클러스터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동안 해양수산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해양바이오, 해양심층수, 위그선, 해양자원기술 등 고부가가치 첨단 해양과학기술도 2012년이 되면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개최지 결정이 1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는 우리에게 더없이 소중한 기회이다. 여수세계박람회는 개발과 보전의 조화라는 인류 공동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이자, 국가경제의 신성장동력인 해양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이다.

 

올 11월 유치가 확정되고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게 되면 우리의 국가이미지 및 국제경쟁력은 비약적으로 제고될 것이다. 그리고 여수세계박람회를 디딤돌 삼아 거침없이 나아간다면, 자크 아탈리가 예언했듯이 머잖아 우리는 세계 11대 경제강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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