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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꽃게 파시(波市)를 기대하며=윤혁수 해경 경비구난국장

풍어기에 고기잡이배와 운반선 사이에 어획물의 매매가 이루어지던 바다를 파시(波市)라 했다. 그러다 그 규모가 커지면서 선원, 상인 등을 상대로 한 음식점, 숙박시설, 점포, 선구상(船具商) 등이 어장 근처의 육지에 마을을 형성하게 되었으며, 이곳에서도 자연스럽게 어획물 거래가 행해지고, 따라서 해상의 파시가 육지에도 생겨나게 됐다.


파시 중에는 서해의 조기 파시가 가장 유명하여 1960, 70년대까지 조기가 회유(回遊)하는 경로를 따라 흑산도, 위도, 연평도 등에서 파시가 열려 지역경제를 떠받히는 일등공신이었다.


특히 연평도 파시는 그 규모가 대단했는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어선들로 인해 연결된 배위를 걸어 인근의 다른 섬까지 갈 수 있었고, 개도 돈을 물고 다녔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연평도에 언제부턴가 조기와 파시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대신하여 한동안 꽃게가 풍요로움을 이어갔다.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 심각


그러나 2003년부터 서해 NLL(북방한계선) 부근으로 몰려든 중국어선의 집단조업과 해양환경의 변화로 꽃게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연평도는 풍요로움이 끝나고, 생계가 어려워진 어민들의 탄식만 가득한 섬으로 변해가고 있다.


가뜩이나 줄어든 어획량, 고유가, 부채 등 어민들의 어려움이 더해가는 가운데 중국어선들은 200여 척이 연중 내내 NLL 북쪽수역에서 조업하면서 단속이 어려운 날씨가 나쁜 날의 밤이나 안개가 짙게 낀 날을 이용해 NLL을 남하해 조업하고, 해경과 해군이 출동하면 NLL 북쪽으로 도주하는 불법조업까지 감행하고 있어 어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최근에는 해마다 꽃게 조업시기가 되면 연평도 주변 해역은 ‘꽃게전쟁’이라고 불릴 만큼 우리 어민과 중국어민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러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5월에는 연평도 어선 30여척이 NLL 부근까지 진출하여 중국어선 4척을 억류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정부, 서해 NLL수역 불법조업 집중단속


그동안 정부에서는 NLL과의 최단 거리가 1.7㎞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지난 1999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남북한 해군간에 교전이 발생한 연평도 등 서해 NLL 수역에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방지하고, 우리 어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기관간의 정책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해양수산부와 지자체는 어민들의 생계를 지원하고, 어장을 되살리기 위해 바다목장 사업, 어선 감척, 수중 쓰레기 수거, 꽃게 치어방류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양경찰은 NLL 수역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기 위해 해군과 정보교환을 통해 북한 경비정과 중국 어선들의 동향을 실시간 파악하고, 중국어선이 NLL을 남하하여 조업할 경우에는 신속하고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여 2003년 이후 올해 8월말까지 361척을 나포했다.


단속 강화로 ‘어휙량 증가’ 희소식


중국어선의 선원들 중 일부는 해양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흉기를 휘두르고, 쇠뭉치를 던지는 등 격렬히 저항하는 경우도 있지만, 투철한 사명감으로 무장된 해양경찰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강력한 단속을 실시해 지난해 22명, 올해에는 9명의 중국어선 선원을 특수공무집행방해혐의로 구속하기도 했다.


특히 꽃게 조업시기에는 연평도에 해양경찰 특공대와 고속보트를 상주 배치하여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있으며, 한·중 해상치안기관장 회의, 한·중 어업지도 단속회의 등 외교경로를 통해서도 중국정부의 불법조업 어선에 대한 자체 단속을 강화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조기와 꽃게 어획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연평도 등 서해 NLL 수역 어장을 되살리고 보전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어민들의 자원과 어장보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이제는 박물관으로 남아 옛 추억을 더듬고 있는 연평도 파시가 다시 열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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