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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해륙 일괄결합 경협 인프라 조성된다

물류 인프라 투자, 동북아 주도권가는 고속도로
경협 걸림돌인 고비용 물류구조 해결 기반 마련
철도 화물수송 이르면 연내 실시 개성공단 활성화
대륙철도에 연결하면 유라시아 물류 판도 큰 변화


2007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작가 조정래씨는 귀환 뒤 MBC와 가진 인터뷰에서 2007 남북정상회담은 평화통일의 시대로 가는 고속도로를 닦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평화통일 뿐 아니라 동북아 중심국가로 가는 고속도로이기도 하며 그 중심에는 물류 인프라 투자가 있다.


두 정상은 2007 남북정상 선언에서 문산-봉동간 철도화물수송을 시작하고,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보수 문제를 협의해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는 남북간의 경제협력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철로를 이용한 물자 수송의 길이 열리고, 경협의 걸림돌이었던 고비용 물류 구조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더 나아가 한반도가 동북아시아 물류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이다.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남한은 대륙으로, 북한은 대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비료 등 남한의 유휴자원을 북한으로 보내고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남한으로 수송할 수 있어 산업 재배치도 가능하다. 개성-평양 고속도로 공동 이용까지 포함해 철도와 고속도로, 항만이 결합되면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효율적인 운송망 구축이 가능해진다.


일단 문산과 봉동간 철도 화물수송이 시작되면 대량운송이 가능해지고 물류비용이 줄어든다. 현재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물자와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상품은 모두 자유로 등 도로를 통해 수송되고 있다. 자유로는 일산과 파주 신도시의 출퇴근 수요를 감당하기도 벅찬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전~개성간 25t 트럭 1회 운송비용은 80만원인데, 철도를 이용할 경우 물류비용은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류비가 40%까지 차지하는 대북교역이 엄청난 경쟁력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화물차량으로 개성공단에 물자를 수송할 경우 한번에 4.5t 밖에 수송할 수 없지만 열차를 이용하면 100배가 넘는 480t까지 가능하다. 개성공단이 활성화되면 연간 물동량이 843만t에 이를 것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철도가 중요 수송 수단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북한은 화물의 90%를 철로로 수송할 만큼 철도망은 산업 물자 운송의 핵심이다. 남북한 철도가 연결되지 않으면 남북 경협의 효율성을 높일 수 없는 것도 이때문이다.


또 개성공단이 인접해 있는 봉동역과 문산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통관시간까지 감안하더라도 1시간 정도에 불과해 시간적인 부담도 적은 편이다. 이 구간의 화물수송은 이미 5월 시범운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봉동 역사만 새로 지으면 바로 개통할 수 있다.


이철 코레일 사장은 이같은 화물수송이 이르면 연내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사장은 5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우선 야적장이나 장비를 정비할 필요가 있지만 단기적으로 준비해나가면서 물자를 수송할 수 있다며 우선 부분적으로 연내에 운송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개성공단 출퇴근 열차 운행과 관련해서도 우선 물자가 닿는 길부터 먼저 뚫기로 했으니까 그것을 통해 신뢰가 회복되면 그것도 곧 진행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700여명의 남쪽 관계자가 일하고 있는데 내년 말에는 3000여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물에 이어 사람까지 왕래가 가능해진다면 보다 남북간의 교류가 보다 활발해진다.


또 양측은 개성-신의주 구간의 개보수와 공동이용에 대해 합의했다. 이는 시베리아 횡단철도 등 대륙철도 연결 움직임과 연결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해외로 나가려면 반드시 배나 비행기를 이용해야 하는 사실상 ‘섬국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분단으로 대륙과 단절됐기 때문이다.


화물도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로 옮기기 위해선 반드시 배나 비행기를 이용해야 했다. 비행기는 빠르지만 비용이 비싸고 대량 수송이 어렵다. 배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싸고 대량수송이 가능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철도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논의는 시작된 지 오래다. 한반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종단철도의 연결과 관련된 논의는 1990년 소련이 붕괴하고 중국이 시장경제에 눈을 뜨면서 시작됐다. 이후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UNESCAP)가 아시아 육상교통망발전계획에 아시아 횡단철도망 구축사업을 포함하면서 본격화됐다. 특히 2000년 7월 남북철도를 연결하기로 남북이 합의하자 러시아가 연결사업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2001년 북한과 러시아, 2003년 우리와 러시아간의 합의에 이어 지난해 3월 이철 코레일 사장과 김용삼 북한 철도상,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 등은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나흘간 회의를 갖고 연결에 공동협력하기로 했다.


노선은 경의선을 동쪽으로 연결해 러시아와 연결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야쿠닌 사장은 지난해 7월 북한을 방문해 김용삼 철도상과 회담을 열고 경의선 북측인 황해도 평산에서 동해안으로 빠져 원산-함흥-두만강철교-러시아 하산 노선으로 한반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연결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이철 사장도 올해 6월 야쿠닌 사장과 만나 부산-나진-하산 구간을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계해 컨테이너 시범운송사업을 실현한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정부는 현재 개성-평산간 개보수 비용을 최대 29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합의대로 경의선이 개통돼 대륙철도에 연결되면 일차적으로 유라시아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의 상품에 경쟁력이 생긴다. 상품 뿐만이 아니다. 해상운송 중심인 유라시아 물류판도에 거대한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운송 중심인 유라시아 물류 판도에 거대한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교통부 산하 교통개발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부산에서 러시아 모스크바까지 배를 이용해 1TEU(20피트 컨테이너)의 화물을 운송하는 경우 걸리는 시간은 약 33일이고 비용은 약 3300달러 가량이다. 철도를 이용하면 시간은 약 18일로 단축되고 비용은 약 2000달러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밖에 운임 및 통과료 수입 등 직접적인 경제 이익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동북아는 북미와 EU와 함께 세계 3대 교역권을 형성하고 전세계 GDP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이는 2020년 30%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동북아 인구수는 유럽연합의 4배에 달하고 인구 100만 이상의 대형 성장거점 도시 50여개가 위치한 곳이다.


대륙철도 연결이 이뤄지면 대륙철도의 종단점에 위치한 부산항과 광양항은 태평양과 유라시아의 화물을 연계하는 물류의 집합소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 합의가 성실히 이행된다면 동북아 물류 허브의 꿈도 허황된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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