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세창은 매달 신명용 변리사의 1일 IP Newsletter, 11일 토마스 김 미국변호사의 영문 뉴스레터에 이어, 매달 21일에 소속 변호사들이 돌아가면서 주로 담당하고 있는 법률업무와 관련하여 평소 고객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었던 이야기들 또는 소개드리고 싶은 판례를 짧게 다루는 국문 뉴스레터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세창의 신명용 변리사입니다.

저번 호 IP 뉴스레터(2008.10.01)에서 필자는 'JIMMY CHOO'와 'PATTY&JIMMY'는 'JIMMY' 부분이 외관, 칭호의 면에서 일부 유사하지만 상품의 출처를 오인 혼동할 우려가 없으므로 양 상표는 서로 유사하지 않다라는 대법원 판례를 예로 들면서, 표장의 외관, 칭호, 관념이라는 세 가지 형식적 요소만으로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불합리하며 전체적 관찰, 상품의 거래실정 등에 의해 상품의 출처를 오인 혼동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보다 중점적으로 하여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옳을 것으로 생각된다는 취지의 글을 적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취지의 대법원 판례가 새롭게 나와서 다시 소개해 드립니다.

특허법원은 출원상표 ‘FC 슛돌이’에 대해 선등록상표 ‘숯돌이 SHOOTDORI”와 비교하면서, “표장의 외관은 서로 다르지만 발음이 선등록상표의 ‘숟도리’와 매우 유사하고, ‘SHOOT’이 둘다 들어가 ‘공차는 아이’의 관념이 포함돼 소비자들이 혼동할 가능성이 높다’ 하여 양 상표는 서로 유사하고 따라서 출원상표 ‘FC 슛돌이’는 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특허법원으로 돌려 보냈습니다(대법원 2008후2213).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상표의 유사 여부는 상표의 외관, 호칭, 관념을 전체적, 객관적, 이격적으로 관찰하여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므로, 외관, 칭호, 관념 중에서 어느 하나가 유사하다 하더라도 일반 수요자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유사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이어서 "이 사건 출원상표 ‘FC 슛돌이’가 한글부분인 '슛돌이'로 호칭되고 선등록상표 '숯도리 SHOOTDORI'가 한글부분 '숯도리' 또는 영문부분 'SHOOTDORI'로 호칭될 경우 그 호칭에 있어서 유사한 점이 있다”라고 호칭의 유사함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 출원상표는 검은색 바탕에 흰색의 'FC' 부분과 황토색의 '슛돌이' 부분이 결합한 반면, 선등록상표는 상단에 큰 글자로 된 '숯돌이'부분과 하단에 작은 글자로 된 'SHOOTDORI' 부분이 결합한 구성이므로 외관이 서로 다르고, 또한 출원상표는 '공차는 사내아이 또는 공차는 사내아이들의 모임'이라는 관념이 떠오르는 반면, 선등록상표는 한글 '숯도리'에 그 영문음역을 나타내는 'SHOOTDORI'가 결합해 '숯과 관련된 어떤 것' 이라는 관념이 떠오르므로 관념에 있어서 확연히 달라 일반 수요자들에게 출처의 오인,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전술한 바와 같이, 표장의 외관, 칭호, 관념이라는 세 가지 형식적 요소만으로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실무의 주류인데, 전체적 관찰 등에 의해 상품의 출처를 오인 혼동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보다 중점적으로 하여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하는 상기 판례는 매우 합당한 것으로 사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