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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제언:선박펀드업계가 국부를 지켜줄 것으로 기대한다

임종관/연구위원


국내외 언론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금년에는 세계 해운업과 조선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업의 구조조정은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해운업도 유동성이 취약해졌기 때문에 사업포트폴리오 재조정이나 선대축소와 같은 경영합리화가 모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해운업의 구조조정에 있어서는 금융권의 도움을 받아 해운업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해왔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해운회사는 선박을 매각하고, 여유자금을 보유한 해운회사가 금융기관의 자금을 차입하여 이 선박을 매입하였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해운업과 금융업이 동시에 그것도 전 세계적으로 어려워지는 경우에는 시장에 나오는 선박매물이 다 소화되기 어렵다. 따라서 자본시장의 투자자들을 해운시장에 유치해야 한다. 특히 선박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선박펀드를 적극 유치하면 구조조정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해상운송회사는 운임수입을 주된 목적으로 설립되는 회사이고, 선박펀드(선박투자회사)는 선박의 임대수입과 선가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따라서 두 시장주체 사이에는 긴밀한 보완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이 보완관계를 충분히 활용하는 나라는 그렇지 못한 나라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운불황을 극복하게 될 것이다. 즉 통상적으로 운임이 상승하는 해운호황기에는 선박이 부족하기 때문에 선박펀드는 해운시장에 주로 신조선을 공급하고, 운임이 하락하는 불황기에는 남아도는 중고선박을 매입함으로써 시장의 구조조정자 역할을 수행하여 해운불황의 극복에 기여하는 것이다.


일례로, 1997년에 발생한 외환위기 때 자금압박이 심화된 우리나라 해운회사의 일부가 운항 중인 선박을 독일의 KG(Kommanditgesellschaft)펀드에 임차조건부로 매각함으로써 유동성위기를 해소한 바 있다.


11년 만에 다시 돌아온 이번의 해운위기에도 많은 잉여선박이 매매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외국 언론보도에 의하면 지난 4주 동안에 운항을 중단한 컨테이너선박이 두 배로 증가하여 210여척에 달한다.


화물을 잡지 못하여 운항을 못하는 벌크선은 더 많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많은 신조선이 완공될 예정이므로 화물을 찾지 못하는 잉여선박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처럼 많은 선박을 처리해야 하는 세계적 해운업 구조조정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해운회사 상호간에 잉여선박을 매매하는 전통적인 구조조정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의 해운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선박펀드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전 세계적으로 선박전용펀드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독일, 노르웨이, 덴마크 등 소수에 불과하다. 독일의 KG펀드는 2007년 개인투자자들로부터 35억유로(약 6조 3,000억원)의 자금을 모집하여 선박에 투자하였다.


 아직 정확한 금액이 파악되지 않았으나 2008년의 선박펀드금액은 2007년 투자금액 대비 20∼3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리고 1990년대의 10년(1990∼1999) 동안에는 KG펀드가 신조선 920척 중고선 280척 도합 1,200척(2,150만 DWT)의 선박투자를 실시한 바 있다. 이렇게 확보된 선박은 독일 소유선박의 75%나 차지하였다.


그리고 이 기간동안 확보한 920척의 신조선 중 330척은 독일 조선소에서 건조되었다. 이러한 사례에 비추어 보면 한 나라의 해운산업과 조선산업에서 선박펀드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 선박펀드는 2004년에 도입되어 운용되기 시작하였다. 국토해양부(당시 해양수산부)가 이 선박펀드 제도를 잘 육성해온 결과, 도입 이후 2008년까지 5년 동안에 총 72개의 선박펀드가 조성되었다.


4조 8,107억 원을 투자함으로써 97척의 선박을 해운시장에 공급하였다. 2007년과 2008년에는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조성됨으로써 독일 KG시장의 1/6 규모로 성장하였다. 즉 우리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해운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연도별 우리나라 선박펀드 현황

  

 

2004년 

2005년 

2006년 

2007년 

2008년 

합 계 

펀드 수 

17 

17 

15 

13 

10 

72 

투자금액 

9,598 

11,152 

6,360 

10,505 

10,492 

48,107 

 

  주 : 환율 1,000원 기준임
  자료 : 국토해양부 집계자료(2008.8.12 기준)

일반적으로 해운불황기에는 선박투자의 기대수익율이 높아진다. 1997년의 외환위기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몰린 우리 해운회사의 일부는 독일 KG펀드에 선박을 매각할 당시 투자자들에게 아주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국부유출에 대해 우리 해운업계는 지금까지도 아쉬워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번에는 이러한 국부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이구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외국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독일 KG펀드들이 금년 1분기 말부터 양질의 잉여선박을 매수할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 우리나라 선박도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5년 간 연평균 9,600억 원 상당의 펀드를 조성하여, 상당한 노하우가 축적된 우리 선박펀드가 독일 KG와의 대결에서 압승해주길 기대한다. 그래야 국부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 <jkrim@km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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