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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에게 준 메달보다 더 큰 선물은 도전정신

한국선수단이 국민에게 준 메달 보다 더 큰 선물은
끊임없는 도전정신 자신감 고취 국가이미지 도움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대회에서 금 6개, 은 6개, 동 2개를 따내 캐나다, 독일, 미국, 노르웨이에 이어 종합 5위라는 역대 최고성적을 기록했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준 국가대표 선수들의 투혼과 결실은 기대 이상이었다. 선수 개인의 영광을 뛰어넘어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당초 우리는 이번 대회에서 금 5개, 은 3개, 동 4개를 예상했었고, 이것도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기대해 왔었다. 하지만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국가대표 선수들이 남모르게 흘린 땀의 양은 더욱 많았던 것 같다. 그동안 강한 면모를 보여왔던 쇼트트랙 뿐만 아니라 미주·유럽 국가들이 거의 독차지 하다시피 해온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 4개를 따 내 세계가 놀랐다.


(사진:2월 26일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시상식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김연아 선수는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부문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이자 세계 최고기록(228.56)을 경신했고, 이승훈 선수는 스피드스케이팅 부문의 마라톤이라 할 수 있는 10000m 경기에서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 NBC 해설진이 김연아 선수의 완벽한 연기를 보고 ‘여왕폐하 만세!’를 외친거나, AP통신이 ‘가장 예상치 못한 금메달이 이승훈에게 돌아갔다’고 보도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번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으로 한국 빙상 역사는 새로 쓰였다. 열악한 환경을 딛고 거둔 성적이라 더욱 자랑스럽다. 국내에서 스피드 스케이트용 400m 트랙을 갖춘 빙상장은 태릉 스케이트장이 유일하다. 또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등록된 선수(2008년 기준)는 초·중·고를 포함해 449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환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를 동시 석권한 것은 기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사진:밴쿠버 동계올림픽 남녀 500m 우승 쾌거를 이룬 모태범과 이상화. 한 나라에서 남녀 스피드 스케이팅 500m를 석권하기는 대회 역사상 처음이다. 또 두 선수는 동갑내기이며 학교도 한국체대로서 같아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기적이 아니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 이미 알려진 얘기지만, 국가대표 선수들은 올림픽에 대비해 혹독한 체력훈련을 거듭했다. 이상화 선수가 경쟁국가의 여자 선수들보다 20kg 정도 무거운 170kg의 역기를 들고 하체 단련운동을 한 결과다. 로이터통신이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성공에는 별다른 비결이 없다. 고된 훈련이 보상 받은 것‘이라고 분석한 게 정답이다.


그리고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승훈 선수가 쇼트트랙 대표팀 선발전에서 탈락한 후 좌절에 빠졌었다면, 올림픽 신기록을 갈아치운 금메달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규혁 선수가 4전5기의 도전정신으로 임하지 않았다면 후배들의 성적이 기대이하였을지 모를 일이다. 또 김연아 선수의 위풍당당한 자신감은 쇼트프로그램에서 앞서 경기를 펼친 아사다 마오의 높은 점수에 위축되지 않고 실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기초가 됐다.


이번 대회의 성과를 놓고 기대효과를 분석하는 글들이 신문과 방송, 인터넷을 당분간 장식할 것이다. 지난 ‘2008 북경올림픽’ 때 한국야구 대표팀 금메달을 따면서 국내 프로야구가 다시 활기를 되찾은 것처럼 겨울 스포츠의 부흥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 비인기종목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 1개는 567억원 상당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연구결과(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2004년 논문)가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출전했던 국가대표 선수들은 금·은·동 메달 색깔과 상관없이, 그리고 메달을 따지 못한 경우에도 돈으로는 절대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남겼다.


첫째가 ‘대한민국’의 국격 향상에 크나큰 공헌을 한 것이고, 둘째가 그동안 우리가 잊고 살았던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되찾아 준 것이다. 지난 월드컵 4강 신화와 원전수출, G20정상회의 개최 등에서 보여주듯 한국은 이제 변방의 나라, 원조받던 나라가 아니라 이제는 당당한 세계 리더가 되려는 시점이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FT)지와 같은 해외언론은 한국이 지난 2년간 글로벌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평가와 함께 더 이상 변방국이 아님을 인정하고 있다. 이제 내적으로 국가대표 선수들이 준 선물,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갖고 위풍당당하게 앞길을 개척해 나간다면 대한민국은 또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기회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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