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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탐방

화제:우리는 정보의 바다 지키는 사이버 GP병

우리는 정보의 바다 지키는 사이버 GP병
  

지난 7일 육군수사단 내 과학수사센터. 사무실이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만 간간이 들릴 뿐 고요하기만 하다.


그때 정재효 상병이 “팀장님, 이것 좀 봐주십시오” 하며 출력한 문서를 정경학(준위) 팀장에게 내민다. 어느 한 병사가 소속 부대의 지휘통제실을 촬영한 사진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게시한 자료였다.


(사진:육군수사단 사이버 수사병들이 인터넷·인트라넷에 올라온 군 관련 게시물에 대한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단사진:정경학 사이버수사팀장(뒤)이 디지털 포렌식룸에서 임성식 일병에게 과학적 증거 수집·분석 기법을 교육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 삭제 요청하고 부대에 통보해.” 정 팀장의 지시에 정 상병은 일사천리로 임무를 수행했다.

 

정 상병의 주특기는 ‘3221.C9’, 사이버 수사병이다. 정 상병과 임성식·김우성 일병 등 육군수사단 내에 단 3명이다.

 

전군에 30명가량이 활동 중인 이들은 군 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직종이다.

 

사이버 수사병의 주 임무는 인터넷·인트라넷에 올라온 군 관련 게시글을 순찰·추적해 범죄 단서를 획득하고 군기강 문란을 예방하는 데 있다. 따라서 탄탄한 ‘컴실력’이 필요하다.

 

정 상병은 데이터베이스·자바전문가 자격증(SCJP:Sun Certified Java Programmer)과 정보처리기능사·정보기기기능사를 취득했으며 광주·전남 컴퓨터경진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경력자다. 또 카이스트 정보통신학과 재학 중 입대한 임 일병은 정보처리기사·정보처리산업기사 자격증을, 김 일병도 국제공인 네트워크 자격증(CCNA:Cisco Certified Network Associate)을 소지한 인재다.

 

정보의 바다를 지키는 ‘사이버 GP병’이라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이들은 과학수사 시스템을 활용한 4대 핵심 담당과제를 수행한다. 사이버 수사와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모바일 포렌식(Mobile Forensic)·디지털 물리복구가 그것.

 

사이버 수사는 인터넷·인트라넷의 순찰활동을 뜻하고, 디지털 포렌식은 과학적 증거 수집·분석기법을 일컫는 ‘포렌식’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범행 관련 e메일·접속기록 등 증거물을 수집·분석하는 사이버 범죄 수사기법이다.

 

사이버 수사병들은 간부들이 디지털 정보기기 장치에 내장된 자료를 근거로 사건을 규명하고 증명하는 데 보조자 역할을 수행한다. 모바일 포렌식은 휴대폰 내 데이터를 획득·분석하는 것을 말하며, 디지털 물리복구는 컴퓨터 하드·USB·PDA 등 메모리 카드를 포함한 모든 저장매체가 물리적으로 훼손됐을 때 기술적으로 복구해 증거자료로 채택하는 데 일조한다.

 

이들은 24시간 3교대로 범죄관련 순찰활동을 벌이며 소중한 인명보호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육군수사단은 2003년 육군 소프트웨어 개발경진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사이버순찰 프로그램(CPW)을 컴퓨터에 장착해 300여 개 사이트에 키워드를 사전 입력, 자동검색 기능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군 관련 동영상·사진·글이 게재되면 실시간으로 팝업창이 뜬다. 여기에는 신변을 비관하는 자살사고 우려 키워드도 입력돼 있다. 사이버 수사병들은 이러한 내용이 올라오면 간부에게 즉시 보고한 뒤 사안에 따라 소속부대 지휘관·육군 생명의 전화·담당부대 수사관에게 통보해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조치함으로써 귀중한 생명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0년 유엔(UN) 전자정부 평가 세계 1위,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 등 정보기술(IT) 강국이지만 사이버 공간의 확장으로 인한 역기능 또한 심화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사이버 범죄 민원은 2007년 14만2000여 건에서 2008년에는 15만1000여 건, 지난해에는 15만8000여 건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군은 이에 비해 극소수이지만 신세대 장병들에게도 인터넷이 매력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육군수사단은 지난 한 해 동안 군기강 문란 사진과 동영상·군사보안 유출 등 총 1394건을 적발·확인 조치했다. 올해에는 국방 사이버 기강 통합관리 훈령에 의거 사이버 순찰대 활동을 강화한 결과 3월 말 현재 601건을 적발해 군기강 저해·명예훼손 우려 게시물 297건을 삭제 완료, 대군 불신요인을 조기에 차단했다. 이러한 성과를 올린 데에는 사이버 수사병들의 열정과 전문지식이 단단히 한몫했음은 물론이다.

 

정 팀장은 “장병들이 평소 사회에서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 사이버 공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가장 큰 문제”라며 “사이버 수사병들을 적극 활용한 군기강 문란 예방활동으로 군의 건전한 온라인 문화 정착에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 사이버 수사병이 되려면= 사이버 수사병은 육군 개별모집병으로 통상 1년에 2번 모집하고 경잴률은 10대1을 상회할 정도로 높다.

 

군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컴퓨터 범죄의 방지와 수사 보조업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당연히 관련 전문지식을 필요로 한다. 전역 후 동종 업계에 취업할 때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사이버 수사병이 되려면 만만찮은 ‘스펙’(Specification)을 갖춰놓아야 한다.

정보보호학과·컴퓨터공학과·전산학과 등 전산 관련 학과를 2년 이상 수료했거나 정보처리산업기사 이상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병무청 홈페이지(www.mma.go.kr)에 들어가 ‘모병센터’ 메뉴에서 중분류 ‘육군병 모집’에 이어 소분류 ‘모집계획 및 전형일정’을 클릭하면 상세한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학력·전공·자격증 등을 검토한 뒤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인원에 대해 면접을 실시, 최종 선발한다. 전산관련 업체와 전산실 근무 경험자, 각종 프로그램 경진대회 입상자, 프로그램 개발 경험자, 컴퓨터 관련 동아리 활동 경험자에게는 가산점이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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