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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지킴이

창간4주년특집:천안함 생존장병 눈물로 쓴 편지

창간4주년특집:천안함 생존장병 눈물로 쓴 편지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 생존한 장병들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작성한 편지가 지난 9일 공개됐다. 39명의 생존장병이 작성한 편지 가운데 이번에 실종자 가족 협의회가 공개한 두 통의 편지에는 각각 깊은 바다 속에 두고 온 동기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실종자 가족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드러나 있다. 실종자 가족대표가 공개한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내 동기 현구야.

현구야! 대답해라. 항상 내가 부르면 “내 동기, 내 동기” 하면서 반겨줬었잖아.

너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라. TV 같이 보자며 재촉했었잖아.

정박 때나 항해 때나 항상 같이 TV 봤었는데, 그치?

지금 네가 없어서 너무 허전하다. 진짜 동기라곤 너밖에 없었는데.

나 혼자 살아 있어 너무 죄책감이 들어. 너의 웃는 모습이 보고 싶다.

동기라면서 항상 챙겨주고 제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좋아했었잖아.

내가 제대하고 나서도 잊지 말고 연락하며 지내자고 이야기한 거 기억 나냐?

나는 네가 재미있는 이야기라며 들려준 것들 하나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

얼마나 웃겼었는데, 다시 들려주면 안 되냐? 진짜 듣고 싶다.

항상 나 먹으라며 부식 챙겨주고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말하라며 얘기했었지. 나는 항상 얻어먹으며 너한테 해준 게 별로 없어 미안한 마음밖에 없다.

내 동기 현구야.

2008년 7월 7일 해군에 입대해 2중대 1소대도 같이 나왔고 천안함에 2008년 9월 8일 같이 천안함에 전입했었잖아.

너랑 진짜 2년 되는 군 생활 중 며칠 빼곤 항상 같이 있었잖아.

제대도 같이 해야지 이놈아 지금 어디 있는 거냐?

나 혼자 군 생활 하라고? 지금 나 혼자 내버려 두는 거냐?

같이 배에 남아서 제대일만 기다리며 버텨왔었잖아.

아……. 나는 내가 너무 싫다.

하나뿐인 동기를 챙겨주지도 못하고 혼자 제대를 할 생각하니 너무 참담하다.

난 네가 내 옆에서 ‘하나밖에 없는 내 동기’라고 외치며 나의 등을 토닥여 주는 그 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살아가면서 널 ‘하나밖에 없는 내 동기’라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거니까 제발 돌아와라.

현구야! 보고 싶다.


#2.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저희는 모든 대원을 피를 나눈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희 또한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슬픔은 나누면 나눌수록 줄어듭니다. 살아 돌아온 저희가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평소에 더 잘하고, 사랑한다고 말할 걸.

저희 모두가 아들, 형제가 되어드리겠습니다.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아직도 옆에서 부르면 웃으며 대답할 것 같고, 함께 전역한 후 꿈과 야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 농담도 하고 싶습니다.

너무 보고 싶습니다. 너무 보고 싶습니다. 너무 보고 싶습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더 열심히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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