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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금리인상 시기의 결정과 부동산시장

금리인상 시기의 결정과 부동산시장= 서 승 환[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최근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로는 7.7%, 전 분기 대비로는 1.8%에 이른다는 것이 발표된 것을 계기로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2008년의 경제위기 이후 각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을 모두 사용하였으며 우리나라도 이의 예외가 아니다. 올해의 재정지출이 재정수입을 초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을 제외하고는 일회성 지출이 거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재정에서는 이미 출구전략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는 것은 금융정책, 즉 출구전략을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지의 여부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공존한다.

 

금리 인상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2% 기준금리를 1년 넘게 유지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고, 경기회복 국면에서는 선제적 금리정책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며 저금리를 너무 오래 유지할 때 나타나는 가계부채 증가 문제, 한계기업의 구조조정 지연문제 등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지적한다.

 

반면에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금리 인상을 할 정도로 민간의 자생력이 확보되지 못했다는 것을 주요한 이유로 들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서 금리 인상으로 외환의 유입이 증가하면 지금도 가뜩이나 가파른 원화가치의 절상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부작용이 예상되고 부동산 시장의 침체도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최근의 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최근 주택시장의 일반적 동향은 거래와 가격이 모두 약세를 보이는 등 침체의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서울과 수도권의 전년 동월비 주택매매가격의 변화율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음(-)으로 돌아섰다 2009년 4월 이후 양(+)으로 반전된 바 있었으나 금년 4월 들어 다시 음(-)으로 바뀌었다.

 

한편, 주택 거래량의 경우 2009년 10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예년보다 급감하면서 위축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금년 3월의 실거래량은 전국의 경우 과거 4년간 동월 대비로 0.6% 감소하였지만 수도권의 경우는 그 감소폭이 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주택시장의 경우 2008년 ~ 2009년의 연간 주택건설호수는 37만 ~ 38만호로서 지난 2005년 ~ 2007년 3년 평균인 50만호의 약 74%에 불과할 정도로 부진하였다.

 

이에 더하여 미분양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다. 미분양 매입, 세제지원 등에 의해 지방의 미분양물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년 2월 현재 전국의 미분양 물량은 11.6만호로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분양 물량의 58%가 중대형 물량이며 준공 후 미분양이 43%를 차지 한다는 점은 미분양 문제를 해소시키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의 제반 상황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경우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부동산 가격과 금리가 부(-)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구전략으로서의 금리인상과 부동산 시장과의 관계를 이러한 이론적인 관계에만 기초하여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금리는 국민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거시경제변수이며 부동산 시장은 국민경제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도 국민경제의 구성요인의 하나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상황변화가 생기면 그 영향이 국민경제 전반에 미칠 수 있다.  

 

즉,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키면 그 영향으로 일반경기가 위축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영향의 경로가 지금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하는 것이다.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주로 포트폴리오 선택의 경로를 통해서이다. 즉, 금리가 인상되는 경우 부동산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하락하거나 차입에 의해 부동산을 구매하는 경우 금융비용이 상승하는 등의 이유로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게 되며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고 거래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추론이 이론적으로는 정당하지만 문제는 현 상황 하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에 비해 그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다.

 

현재 주택에 대한 수요와 거래를 위축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작년에 강화된 LTV 및 DTI 규제이다. 원래 LTV 및 DTI 규제는 대출건전성을 위해 도입된 제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경기에 따라 그 비율을 조정하여 부동산 경기변동 대책으로 그 성격이 일부 변질된 감이 있다. 어찌 보면 이중규제에 해당하는 LTV 및 DTI 규제 강화가 주택에 대한 수요에 미치고 있는 효과와 비교하면 기준금리의 인상이 주택에 대한 수요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건설경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요인의 하나는 매우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보금자리 주택의 건설이다. 지방에도 보금자리 주택을 건설해야 하는지 수도권의 공급물량은 적정한지에 대한 검토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부동산시장의 상황을 감안할 때 출구전략으로서 금리인상을 할 것인지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부동산시장은 부차적인 고려사항일 뿐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에 반해 금리라는 것이 거시경제적으로는 워낙에 중요한 변수이므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고려보다는 거시경제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출구전략의 시점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서 승 환
 
[전]KBS경제전망대 앵커

[현]한국지역학회 회장 

[현]연세대 송도국제화복합단지건설추진단 단장

[현]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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