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법무법인 세창제언:그녀에게 무심코 뱉은 말 주워 담을 수 없나

법무법인 세창제언:그녀에게 무심코 뱉은 말, 주워 담을 수 없나 



말은 항상 조심해야 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신중하지 못하게 말과 약속을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그것은 굳이 그 말의 의미를 법률적으로 해석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렇습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남녀간, 특히 결혼한 남녀 사이에서 있을 수 있습니다. 시쳇말로 결혼 후 3개월이면 신혼생활은 끝이고 고난의 연속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 3개월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엄격히 말하면 결혼한 남과 여라 할지라도 법적으로는 독립된 권리주체이고, 양자간의 행위는 대등한 두 당사자간의 법적 구속력 있는 계약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둘 사이의 관계가 좋으면 좋은 대로, 또 나쁘면 나쁜 대로 일방이 타방에게 무엇을 약속하고 또 약속 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우리 민법에 의하면 어떻게 다루어질까요? 다행히도 우리 민법은 부부간의 계약은 혼인 중 언제든지 부부의 일방이 이를 취소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828조 본문). 그 이유는 한편으로는, 부부 사이가 좋을 때는 애정에 빠져서, 나쁠 때는 위력에 눌려서 계약체결에 신중을 잃을 경우가 많을 것이므로 그 효력을 쉽게 부인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부부 사이의 일은 법에 의해서 해결하기 보다는 인정이나 도덕에 맡기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에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위와 같이 혼인 중에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는 것은 “부부간의 계약”이므로 부부가 되기 전에 한 계약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의 “부부”는 법률혼을 의미하므로 결혼식을 올렸더라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그 때 이루어진 약속은 여기서의 “부부간의 계약”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또 주의할 것은, 민법 조문은 단순히 부부간의 계약은 혼인 중이면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판례는 이를 무한히 인정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즉, 민법 제828조소정의 혼인 중이라 함은 형식적으로 혼인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상태를 가리켜 뜻하는 것이 아니라 형식적으로는 물론 실질적으로도 원만한 혼인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고 해야 하므로, 혼인관계가 비록 형식적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파경에 이른 상태에 있는 경우라면 부부간의 계약은 이를 취소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79. 10. 30. 선고 79다1344 판결 등). 그 근거가 판례에서 명확히 나타나 있지는 않으나 기본적으로 부부간의 계약 취소는 부부 사이의 관계가 원만할 때에 형성된 계약관계를 그 사이가 원만할 때 자유롭게 해소하기 위한 것이고, 부부 사이의 관계가 악화될 때 이를 행사하여 구속력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은 부부관계가 악화되었을 때 그 구속력에서 벗어나려는 측에게 부당한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념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부부 사이의 약속도 원칙적으로 법적인 구속력이 있습니다. 다행히 혼인 중에는 취소할 수 있다고 하나 원칙은 법적인 구속력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혹시 모를 나중에 대비하여 이 말을 하면 어떨까, 저 말을 하면 어떨까 노심초사하는 것이야 말로 혹시 모를 그 상황을 보다 더 앞당기게 될 것이므로 유념하시기를. 그 보다는 “하늘의 별을 따주겠다”는 식의 ‘약속’들을 남발하는 것이 낭만적이어서 부부관계에 도움이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낭만적이기에 법적인 구속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이미지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