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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선열의 날,보훈은 만년대계= 박유철 국가보훈처장

▲ 박유철 국가보훈처장

 “나라를 빼앗겼을 때 그 나라를 찾고자 목숨을 바치고 풍찬노숙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들을 잡아 죽이고 곤죽을 만듦으로써 영달과 편안함을 취하고 있었다면 선열들은 무엇 때문에 나라를 찾고자 애썼고 목숨을 바쳤던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소설가 최일남 선생이 쓴 ‘거룩한 응달’의 일부다.

  

우리는 자신의 안위를 뒤로한 채 조국을 위해 거룩한 응달이 되신 순국선열들의 애국혼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오늘날 소중한 정신적 가치로 삼아 나가야 한다.

  

17일은 예순일곱 돌을 맞는 ‘순국선열의 날’이다.


무엇 때문에 그들은 풍찬노숙하며 목숨을 마쳤는가

 

소크라테스가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바르게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라고 말했듯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자신을 희생하여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일 것이다.

  

지금 우리가 번영된 땅에서 이만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순국선열의 피와 땀과 눈물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순국선열의 날’은 일제에 항거하다 희생된 선열들의 위훈을 기리고자 193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제정한 ‘순국선열공동기념일’이 모태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일본에게 국권을 빼앗기는 비운을 맞게 되자 조국 광복을 위해 방법은 각기 달랐으나 국권회복에 대한 염원은 오직 하나로 수많은 선열들이 소중한 생명을 바쳤다.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은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미얀마, 인도 등 매우 넓은 지역에 걸쳐 장기간 지속되었다. 의병투쟁을 시작으로 3·1운동, 임정 활동, 의열투쟁, 무장투쟁, 외교투쟁 등의 항일 독립운동이 광복을 맞기까지 50여 년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선열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혹한 고문으로 옥사하거나 일본의 비인간적인 만행에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을 겪어야했다.

  

이처럼 일본에 맞서 국내외에서 희생적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한 선열들의 순국정신은 시대를 초월한 역사 발전의 동인이며,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필요한 참다운 시대정신이다.

  

조국을 찾기 위해 목숨까지 기꺼이 바치신 선열들의 살신성인의 정신, 사회와 국가를 위해 이기심을 버리는 멸사봉공의 정신, 이런 정의의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우리가 반드시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삶의 지표이다.

  

100년 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행사할 수 없었던 우리나라가 이제 차기 유엔사무총장직을 맡게 되었으니 세계 외교의 중심으로 성장한 것이다. 순국선열들의 값진 희생으로 오늘의 대한민국 위상은 세계 속에 빛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금 우리 사회는 일시적인 경제적 풍요 속에서 부지불식간에 형성된 극단적인 이기주의, 물질만능주의로 우리가 소중히 지켜야 할 정의의 정신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보훈’은 ‘萬年之大計’

 

더불어 세대와 계층, 지역간의 벽을 넘어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선진한국 건설의 기반을 튼튼히 조성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민족의 밝은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우선 국민통합으로 국가역량을 결집해야 하며, 이는 우리 민족사에 국난극복의 원동력이 되었던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국민정신으로 승화시켜 나감으로써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국내외적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국가보훈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보훈’은 ‘만년지대계’(萬年之大計)라 했다. 정부에서는 앞으로 국민이 공감하는 미래지향적 보훈체계 확립과 수준 높은 의료·복지체계를 구축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나라사랑 정신 확산의 한 차원 높은 보훈정책이 펼쳐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역사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는 민족은 생존할 수 없다. 수난과 치욕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순국선열의 날’에 우리는 오늘의 사표가 되는 애국선열들의 순국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아야 한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도 천년을 산다는 태백산 천제단(太白山 天祭壇)의 주목(朱木)처럼, 역사의 풍상을 이겨내시고 오늘날 번영된 대한민국을 있게 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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