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0 (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국적선사

기획특집=올 상반기 조선사 외항선사 동반고통을 분석한다

기획특집=올 상반기 조선사 외항선사 동반고통을 분석한다

MEIC에 따르면 올해 초 단 한척의 선박이라도 일감을 보유하고 있던 조선사가 475개사이던 것이 지난달인 7월까지 단 한 척의 수주잔량도 없는 조선사들이 62개사로 늘어나면서 일감 보유 회사가 413개사로 줄었다는 통계가 클락슨에 의해 발표되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STX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4개 메이저 조선사들이보유한 수주잔량이 CGT를 기준으로 전 세계 수주량의 25%를 넘는 반면, 하위 323개 조선사들이 보유한 수주잔량은 전 세계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중소조선사들의 경영난이 얼마나 극심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조선사들에게 또 하나의 부담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선박의 가격이다.
 
과거 20년간 건화물선의 신조선가를 분석한 결과, 가장 높았던 선가에 비해 현재의 선가는 평균 65%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형별로는 케이프가 68%, 파나막스가 66%, 수프라막스가 64%, 핸디가 64%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최근 철광석 시세 하락에 따라 조선사들의 마진 개선이 기대되었으나, 후판을 생산해내는 철강사는 원가구조의 특수성을 이유로 당장의 납품단가 인하가 어렵다고 주장하며 상호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낮은 선가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조선사들 을 중심으로 중소 조선사들은 일거리 확보를 위해 건화물선 신조발주 유치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지난 2분기 사상 첫 5,000만DWT을 돌파한 글로벌 선박 인도량은 또 하나의 악재이다. 중국 조선업계의 지난 6월 선박 인도량 역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인 1,110만DWT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일부 선주사들이지난 7월부터 발효되기 시작한 선박평형수(밸러스트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조기인도에 나서면서 올해 인도예정인선박 자체물량에 더해지고 있다. 이 규제는 국제해사기구(IMO)가 보호도장성능기능(PSPC: Performance Standardfor Protective Coating)을 높여 안정성을 강화하도록 모든 선박평형수 탱크에 고가의 코팅을 의무화한 것이다.

해운시황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조선사들의 현금흐름 또한 더욱 악화되고 있다. 통상 상선 건조계약은 계약, 강재절단, 용골배치, 진수, 인도 등 5가지 단계 각각에 대금을 분할하여 지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계약 이후부터 단계적으로 건조비용은 누적해서 발생되는데, 인도 시점에 유입되는 잔금을 제외하고는 건조비용이 선수금 유입보다.

많은 구조다보니 당장에 조선사가 보유한 현금이나 매입채무, 또는 결제예정 차입금으로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따라서 신규 수주가 없을 경우 당장 자금줄이 막혀 경영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건화물선 시장의 불황 장기화로 신조선 계약이 급감하고 선사들의 교섭력이 강화되면서 선가, 대금결제구조 등의 측면에서 조선사에 불리한 계약이 증가하고, 금융시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선박금융 조건 역시 악화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출기간이 12~15년에서 5~7년으로 단축되었고, 담보대출비율도 과거 90%선까지 올랐었으나 50~60%선까지 낮아지면서 선박 발주에 필요한 초기자금 마련이 어려워졌다. 또한 LIBOR 등 시장금리에 가산되는 마진까지 높아져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선사들에게만 선별적으로 대출이 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선박금융 대출기간이 줄어든 것은 선박을 운영하여 얻는 운임 및 용선료 등의 수익하락이 직접적 원인이고, 따라서 선박투자에 대한 회수기간이 급증하면서 대출을 꺼리는 금융기관의 성향이 반영된 때문이다. 폭락에 가까운 선가에 비해 대출금액도 낮아져 선주사의 자담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무엇보다,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해 자기자본비중 확대를 규정하는 Basel III 등 고강도 규제가 가해지면서 전 세계 선박금융의 60% 이상을 담당하던 유럽계 은행들이 기존 선박금융부문에서 철수하거나 포트폴리오 비중을 축소시키고 있어 상선 금융조달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나마 지난 7월 16일 수출입은행의 선박과 해양플랜트 수출지원 1조원 추가투입과 최근 산업은행의 조선 및 해운업계 6천억원 지원소식은 위안거리이다. 국내 조선사들의 신조 수주 부진과 헤비테일(Heavy Tail: 선주의 대금지급이 인도시점에 집중되는 방식으로 초기에 조선사의 건조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가운데 하나임) 방식의 계약에 따른 선수금 비율 감소로 겪게 되는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선수금환급보증(R/G) 등 이행성 보증요율5bp 인하도 함께 시행한다고 한다. 아울러 중고선 구매자금 지원제도를 통해 중소 및 중견 해운사가 용선계약이 체결된 중고선박을 구매할 경우의 필요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여 선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근본적으로 선복과잉으로 인한 해운시황 회복을 위해서는 선대공급을 조절하는 것이 열쇠임을 공통적으로 인식하고는 있다. 그러나 해운시장을 구성하는 한 축인 조선사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당분간 건화물선 시장에서만큼은 공급과 수요의 밸런스를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공급이 넘쳐나니 수요측인 선주사들은 더 이상 배를 지어서 바다에 띄우지 않기를 바라겠지만 조선사들의 입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상반되다 보니 그나마 남은 희망은 선박해체시장으로 몰릴 수밖에 없게 된다.

해운경기의 불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선박해체규모가 또 다시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내리막길을 걷던 국내 고철가격의 하락세가 둔화된 데다 최근 제강사들의 철근 감산과 함께 철강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노후선박 해체를 부채질하고 있다.

또한,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운임과는 반대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선박연료유가격은 5년 만에 106.7%가 상승하면서 선사들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며 노후선박을 해체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결국, 기록적인 해운경기 불황과 선박연료유가 폭등은 세계적인 해운선사들의 파산을 몰고 왔다. 세계 2위의 선대보유국인 일본의 경우, Sanko Steamship이 27년 만에 다시 파산신청에 들어가며 충격을 준데 이어, 업계를 대표하는 NYK Line, Mitsui OSK Lines, K-Line 등 3대 기업이 모두 지난 회계연도에 순손실을 기록하였고, 발주한 선박의 잔여연도에 따라 취소, 리세일을 단행하는가하면 보유 중고선박 매각 및 노후선박 해체 등 과감한 선대감축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업회생을 위한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업계의 현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유수의 해운리서치기관과 업·단체에서는 지난해 전망과 달리 해운시황과 조선경기 회복시점을 2014년경으로 늦춰 발표하고 있다. 유럽의 금융위기가 완화되고 중동이 안정을 찾으며 중국 경제가 연착륙이 된다면, 또한 예측이 불가능한 악재가 없다면 2014년으로 예측되는 시황의 회복은 앞당겨질 수 있을까. 예측하는 것이 두려운 시점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