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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 수출로 성장 새 돌파구 찾는다=이원걸 산자부 차관

한전 해외진출 역량 프랑스ㆍ일본 비해 크게 뒤져

전력기금 수출산업화 자금 신설


작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1번째로 연간 수출 3000억달러를 달성한 국가가 됐다. 원화 강세와 고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의 三重苦 속에서 2000억달러 달성 후 2년만에 이룩한 쾌거다. 이러한 성과는 우리 기업들의 강인한 시장개척 의지와 국민, 근로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다.

  

전력산업도 우리 경제의 급성장과 함께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 1961년 한국전력이 출범할 당시만 해도 우리의 발전설비는 367메가와트(MW)였다. 지금 기준으로는 중규모의 유연탄 발전기 1기가 공급할 수 있는 수준보다 낮다.

  

4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떠한가? 설비 규모로 보면 우리나라는 현재 6만5230MW를 보유한 세계 12위의 전력강국이 되었다. 한전 출범 당시와 비교하면 약 180배 증가한 규모다. 기술 수준도 높아져 ‘전력계의 노벨상’이라 블리는 미국의 에디슨 전기대상을 두 차례나 수상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 앞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앞으로 급격한 경제성장은 기대하기가 어려워지고 따라서 전력수요 증가세도 줄어들 전망이다. 1990년대 연간 10%대의 성장세를 보이던 전력산업은 2010년 이후에는 연평균 1.4%의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준비해 나가야 할 시점임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돌파구의 하나가 전력산업의 해외진출이다. 전력 분야의 세계 유수 전문지 ‘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에 따르면, 앞으로 세계 전력시장은 2030년까지 10조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은 연 10%대의 높은 전력수요 증가로 현재 우리나라 전체 설비의 80%에 달하는 매년 5만MW이상의 신규 발전설비가 건설될 예정이다.

  

중국 뿐 아니라 나이지리아, 앙골라, 아제르바이잔, 방글라데시 등 자원이 풍부한 개발도상국들은 폭증하는 자국 내 전력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발전소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전력시장 진출과 더불어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우리 기업들도 이미 해외시장 진출에 열심이다. 한전은 1994년 필리핀 일리한 발전소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필리핀 발전의 12.2%를 담당하며 현지 2대 사업자로 성장했다. 한전은 특히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의 나이지리아 순방을 계기로 발전소 건설과 유전 개발을 연계하는 한국형 해외자원 개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해외진출 역량은 프랑스 전력회사인 EDF나 일본 동경전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EDF는 총 발전량의 50%를 해외에서 달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도 총 발전량의 25%를 인근 유럽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동경전력도 2005년도 해외 신규사업 매출액이 한전의 2.5배에 가까운 500억엔에 이른다. 우리도 세계 전력시장의 개방화ㆍ자유화 추세에 발맞추어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정부도 지난해 말 전력산업의 수출산업화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본격 지원에 나섰다. 전력산업의 해외진출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민관 지원체계를 가동하고 전력기업의 해외사업 수주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전력기금의 수출산업화 자금을 신설했으며, 다양한 금융 및 마케팅 지원방안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수출유망시장 조사 및 유망 프로젝트 발굴사업 △해외사업 타당성 조사사업 △우수 전력기술의 해외시범사업 등을 통해 전력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정부는 전력산업의 수출산업화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헤즈볼라 간 전쟁이 한창일 때 어느 신문에 ‘베이루트의 밤, 한국인이 지킨다’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었다. 한전이 폭격위험에도 불구하고 ‘중동의 파리’라 불리는 수도 베이루트에 발전소를 계속 운전하면서 밤거리를 환하게 밝히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에너지 주무부처 차관으로서, 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뿌듯했던 기억이다.

  

20세기 우리에게 새로운 빛을 공급한 전력산업이 21세기 수출산업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과 자부심을 심어주는 데 1등산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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