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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말린 사용이 과학적 최선책

▲ 박관하 군산대 수산생명의학과 교수

포르말린이 최근 기생충 구제용으로 적법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어병치료 연구 및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다행스런 일로 생각한다.

  

이는 포르말린 사용이 불법적으로 행해지던 것을 양지로 끌어냄으로써 어병치료가 용이해지기도 했지만, 양질의 약품공급과 적절한 사용법 및 사용후 폐기물 처리 등에 대한 합리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게 됨으로써 안정적으로 활어를 생산하고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 약품의 인체 위해성과 환경 안전성 문제에 대해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으나 해양수산부는 선진국에서의 사례와 자체 안전성 평가 등을 통해 사용을 허가하였다.

  

이에 따라 그동안 양식업자들이 적법한 약품 승인과정을 거치지 않고 사용함으로써 안전성 관리가 불가능했던 문제를 해결했고 이제는 국내의 수산약품 제조사들이 다른 수산용 약품과 동일하게 엄격한 품질관리 과정을 거쳐 생산·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였다.

  

포르말린은 발암물질으로 볼 수도 있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이는 모든 약품이 가지는 특성으로 그 독성의 유무에 대한 경계는 얼마나 높은 농도를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포르말린은 생명이 있는 대부분의 생물세포에 일정량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어병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농도보다 수백배 높은 고농도로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암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분명히 존재한다. 동시에 포르말린은 어병 치료용으로 사용되는 농도에서는 발암물질이 아니라는 결과도 있다. 따라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 모두 일리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포르말린은 발암물질이어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연구결과를 증폭해서 적용한 주장의 하나이다.


예를 들면 비타민 A, 미량 필수금속인 아연,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등을 과다 사용했을 때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해서 이들을 발암물질이나 유독 중금속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이 경우도 결국은 농도의 원리이다. 좀 다르지만 이와 비견할 만한 논리로 특정 건강식품을 몇 번 먹는다고 그들이 주장하는 약리효과를 얻을 수 있겠는가?


미국, 캐나다, EU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모두 허용

  

현재 포르말린은 전세계 수십개국의 주요 어류양식국가중 유일하게 일본만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EU, 호주 및 뉴질랜드 등 모든 선진국에서 식용어류에의 사용을 허가하고 있고 합법적인 약제로 판매되고 있다.

  

이전에는 대부분 나라에서 포르말린 물질에 대해 수산약품으로 등록절차 없이 사용토록 해 왔으나 최근에는 수년간에 걸친 인체 위해성과 환경영향을 검증후 일반적인 사용을 허가했다. 일본이 2003년 포르말린의 사용을 금지하게 된 이유가 있겠지만 그 외 다른 나라는 그리도 해로운 약품의 사용을 왜 허용하고 있는가를 심각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특히 미국은 수산용 약품이 단 10여종에 불과한데 그 중 3종은 포르말린 함유제품이다. 혹자는 나라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미국의 경우를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평가는 전 세계가 동일한 생물종을 사용하는 단일화 원칙을 지향하고 있고 그 동일한 방법에 의해 평가하므로 우리 환경에도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것이 순리이다. 마치 대부분의 인체용 약품이 외국에서 개발되면 자국민에 대한 체중대비 약효시험을 간단히 거친 후 사용 허가하는 원리와 유사하다고 할 것이다.


안정적인 사용기준 준수토록 하는 것이 중요

  

약제의 영향 유무를 떠나 양식어류는 영양소외에 아무 것도 먹이지 않는 것이 이상적이며. 어류가 오염물질 없이 완벽하게 깨끗하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또 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사육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현실은 적절한 약제의 사용을 필요로 하며 그 사용수준과 약제의 종류가 과학적 근거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라면 합리적인 사고로 수용해야 할 것이다. 농약이 해롭다고 농부들에게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할 수 없듯이 규정된 농도, 횟수 및 출하기간을 지키도록 하면 충분한 것이다.

  

포르말린이 가진 우수한 질병 치료효과와 사용후 신속한 분해에도 불구하고 더 안전하고 유효한 대체약품의 개발은 분명히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내외의 정부, 학계 및 제약업계는 매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르말린 대체약품의 출현이 더딘 이유는 시장의 영세성이라는 수산용약품이 가진 한계점에 있다. 인체용 약품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수천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아무튼 언젠가는 논란의 여지가 적은 대체약품이 등장할 것이다.

  

합법적 승인에도 불구하고 포르말린은 아직 끝나지 않은 논란 속에 있으며 당분간 그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양식 어업인들중에는 특수한 이유로 사용금지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 화공약품이었거나 사체 방부용으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해서, 또 공상과학용 괴물을 탄생시키는 돌연변이 물질이라는 이유(이게 사실이라면 줄기세포와도 비견하기 어려운 소중한 물질이다)로 사용을 금지한다는 것은 정서적 논리는 될 수는 있으나 과학적인 논리는 될 수가 없다.

  

동물애호가들의 모피코트에 대한 거부가 그들의 정서에 맞는다고 모든 이에게 같은 정서를 요구할 수는 없다. 포르말린은 다른 대안이 없는 국내 여건상, 과학적으로는 최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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