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E실사단 10대 점검포인트를 중심으로 드리는 제언
2012 여수세계엑스포 유치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세계박람회기구(BIE: Bureau International des Expositions) 실사단의 현지실사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여수엑스포유치위원회와 전남도 및 여수시를 비롯해서 전남도민과 여수시민은 성공적인 실사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2월 개최된 여수엑스포 심포지움은 좋은 사전홍보계기가 되었다. 이번 실사는 BIE차원의 공식실사로서 금년 6월 BIE총회에 그 결과가 보고되는 매우 중요한 행사이다. (사진:외교통상부 전비호 외교역량평가지원 대사 (bhchun80@mofat.go.kr)
BIE차원에서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실사는 지난 2004년이었다. 2008년 세계엑스포유치 입후보를 한 스페인 사라고사,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그리이스 테살로니키 등이 실사를 받았다. 당시 카르멘 실방(Carmen Sylvain) BIE집행위원장(단장)과 한국대표였던 필자와 4명의 다른 대표, 그리고 로세탈레스(Vincente Loscertales)사무총장 등은 스페인 사라고사에 대한 BIE실사단으로 활동하였다.
스페인 외교관출신인 로세탈레스 사무총장과 필자는 우연히도 마드리드국립대 동창이었다. 실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사라고사는 내년에 세계엑스포를 개최할 예정이다.
BIE실사 10대 주요포인트
BIE실사단은 마드리드와 사라고사를 방문하여 아래 포인트에 대해 집중 실사를 벌였는데, 이번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 정부차원의 지원, 특히 엑스포 개최를 위한 재정지원 여부
- 국회, 여·야 각 정당의 지원여부
- 엑스포 개최후보지로서의 적합성, 교통, 숙박, 관광 인프라
- 엑스포시설 설계디자인, 특히 설계안의 구체성 여부
- 참가기관에 대한 주최측의 재정·조세·행정적 지원여부 및 내역
- 국제홍보계획, 특히 세계 주요 방송, 신문, 인터넷매체를 통한 홍보계획
- 지역엑스포가 아닌 세계엑스포 개최를 계획하고 있는지 여부
- 엑스포 개최이후 시설활용계획
- 지역경제 현황과 전망
- 현지 환경단체, 노조단체가 엑스포 개최를 반대하는지 여부 등
BIE실사단의 주요일정
BIE실사단은 주요인사 면담 등 많은 일정을 소화해 냈다. Juan Carlos국왕예방, Zapatero총리 주재 제1부총리 등 관계장관들과의 협의, 경제부총리 주재 내무·환경 장관 등 관계장관들과의 협의, 하원의장 및 정당별 하원대표 협의, 외교부 국무장관 및 차관과의 협의, 경제사회이사회(우리의 노사정위원회) 대표와의 회의, Aragon주지사, 주의회, 사라고사시장 등과의 협의, 엑스포유치위측과의 분야별 전문가와 협의, 엑스포개최예정지 헬기 및 도보답사 등이었다.
BIE실사단의 주요 관심사항
당시 BIE실사단이 가장 주안점을 둔 포인트는 실사 4년후 엑스포가 예정대로 잘 개최될 수 있는지 여부였다. 특히 2004년 프랑스 생 드니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엑스포가 국내정치상황 등으로 무산된 이후 이는 제일 중요한 포인트였다. 중앙정부의 지원, 의회 및 여야 각 정당의 지지, 환경단체 또는 노조단체의 반대여부, 심지어 토지를 수용당하는 지주들의 반대여부 등이 중점 확인사항이었다.
또한 국제홍보계획 여부도 주요점검사항이었다. 당시 국내홍보에 치중했던 사라고사 엑스포준비위측은 실사단의 국제홍보계획에 관한 날카로운 질문에 당황해 했다. 최근 전남도와 여수시도 관광열차운영 등 국내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국내 유치열기 확산뿐 아니라 국제홍보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여수엑스포 홈페이지를 Google이나 Yahoo 등의 포털의 첫 페이지에 게재되도록 해보자. Google에서 2012EXPO를 검색하면 제일 먼저 뜨는 것이 폴란드 브라티스라비아 엑스포이다. 한편 Yahoo프랑스에서도 모로코의 탕헤르 엑스포가 제일 먼저 검색된다.
엑스포시설 건축설계안을 잘 준비하여 브리핑하는 것도 주요 포인트이다. 사라고사의 경우 도시재정비계획의 일환으로 에브로 강 삼각주에 엑스포시설 건설계획을 수립했는데, 총괄도시계획은 매우 정교한 반면, 엑스포시설 설계안(도면) 자체는 기초적인 수준이었다. 25헥타르 규모의 엑스포시설 건축설계안이 잘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사라고사시의 교통, 관광인프라는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 그리이스의 테살로니키와 비교해 볼 때 매우 우수했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와 제2도시인 바르셀로나와 고속철로 연결되어 있었고 이동에 2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시내 중심가에는 5성급 관광호텔이외 많은 중급호텔이 있었다. 사라고사시에 소재한 대성당이 부활절 성지순례의 시발점인 것도 숙박시설과 관광시설의 발달에 한 몫했다.
실사단을 감동시킨 포인트는 대형 축구장의 청소년 자원봉사자 이벤트였다. 만 여명이 넘는 대학생, 청소년들이 사라고사엑스포 주제인 “H2O(물)"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운집했고, 엑스포유치를 염원하는 록밴드의 공연이 있었다. 사라고사의 청소년들은 진정으로 엑스포개최를 열망하고 있었다. 사라고사市와 아라곤州에는 4개 대학 3만6천명의 대학생이 있었다.
BIE인정엑스포는 세계엑스포임을 인식해야
BIE 인정엑스포(Recognized EXPO)는 세계엑스포이다. 분야별 전문가그룹 회의에서 사라고사유치위측은 엑스포 개최기간 중 인근도시에서 올 관람객 숫자, 이동, 교통, 숙박에 대해서만 열심히 설명하고, 이웃의 유럽 및 아프리카 인근국가 등 국제관광객 관람, 방문에 대해서는 미진하게 설명하였다. 세계엑스포라는 국제행사를 어떻게 계획하고 있느냐가 BIE실사단의 주요 점검포인트였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GM-OPEL 소형차 생산공장과 DHL 스페인전체 물류배송센터가 사라고사시가 속해 있는 아라곤주에 있다는 것이다. Siemens를 포함해 200여개의 외국인투자업체가 비즈니스 활동을 하고 있었다. BIE세계엑스포는 산업엑스포, 경제엑스포이다. 우리도 여수시가 위치한 전라남도의 외국인투자유치실적, 외국기업의 비즈니스 활동, 광양만 경제자유구역의 발전, 무안공항 개항, 호남선의 고속철도 차량투입 등을 홍보하면 좋을 것이다.
문화, 예술, 역사 홍보에도 주목하자
BIE실사단은 수도인 마드리드의 공식적인 일정에 이어 사라고사시로 가기 전에 동 시에서 1시간 떨어진 수도원에서 1박을 하면서 엑스포유치위측과 심도있는 분야별 점검회의를 가졌다. 사무실이 아닌 18세기 수도원의 동굴방에서 협의를 하다 보니 좋은 분위기에서 의견교환을 할 수 있었다.
BIE실사단은 사라고사에 도착하여 로마시대의 유적과 이슬람문화유적도 돌아보았다. 그리고 16-17세기 이슬람지배시대의 민속장터가 재현된 거리에 나가 주민들과 접촉도 하였다. 연주회장에 가서 지역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감상했고 강가의 다리에서 다리 건너 저 곳이 세계적인 화가인 ‘고야’가 그린 풍경화의 한 부분이라는 설명도 들었다.
또 선술집 골목에도 들러 19세기 사라고사 사람들의 생활로 돌아가 보았다. 자연스러우나 치밀하게 사전에 계획된 이러한 문화탐방체험은 BIE실사단에게 사라고사市와 아라곤州가 역사와 문화 그리고 예술이 숨쉬는 지역임을 깨닫게 하였다.
치밀한 준비와 비즈니스 기회 확대
2012 인정세계엑스포 개최지는 금년 12월 BIE총회에서 결정된다. 이번 경선에는 사상 최초로 아프리카에서 모로코가 유치에 나섰고, 우리와 2010엑스포 유치경합을 벌였던 폴란드가 재입후보하였다. 이번 BIE실사를 통해 여수개최 엑스포가 BIE회원국들의 협력과 유대강화, 더 나아가 비즈니스기회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된다면 BIE회원국들은 여수엑스포를 지지하게 될 것이다. BIE실사를 한창 준비중인 여수시민과 전남도민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