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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연안환경 복원 힘쓸 때다=염기대 한국해양연구원 원장

해양과학은 거대 학문으로서 연구대상 스펙트럼은 실로 광대하다. 공간적으로는 하구는 물론 연안에서부터 대양, 그리고 극지까지 모두 포함하며 환경과 자원, 방재 등 육상과학의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최근 해양과학계는 국민에게 보다 다가가는 연구로서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연안환경복원에 집중하는 추세이다.

 

이처럼 연안지역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다양한 물리·화학·지질학적 기능을 갖고 복잡하면서도 높은 생산성을 갖는 생태계가 형성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30~40년간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에 수반하는 개발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안의 광대한 지역을 개발, 잠식해 왔다.


경기만 연안 훼손면적 700㎢ 넘어

 

수출입 물량처리에 필요한 크고 작은 항만을 개발하고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하구 둑 및 방조제를 건설했으며 주택단지 조성, 산업단지 및 농지확보를 위한 조간대의 매립 등이 쉴 새 없이 이루어져 왔다. 금강, 영산강 및 낙동강 등 대형 하천에는 하구 둑이 건설되었고 한강에도 예외 없이 수중보가 조성되었다. 4대 강 외에도 소규모 하천의 끝부분엔 예외 없이 하구 둑이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국에서는 우리나라를 방조제 공화국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냉소적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기만의 경우 하구 둑 및 방조제 건설, 매립 등으로 훼손된 면적이 700㎢를 넘어서 섬지역을 제외하면 남아있는 자연해안선은 13%에 불과하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렇게 연안지역에 설치된 하구둑 및 방조제는 하천흐름을 차단하고 조간대 매립은 생물 서식처를 대폭 빼앗아 갔다. 이 영향으로 하구생태계가 급격히 파괴되었으며 그 결과 수산자원의 감소를 초래하였다. 또 항만을 포함한 연안구조물은 주변 해변의 모래 유실 및 재분배, 뻘의 퇴적 등을 발생시켰다.


환경 복원 적극 나서는 선진국들

 

최근 들어 시화호 및 새만금 방조제 건설에 따른 수질, 생태환경 악화가 국민적 관심사가 되면서 연안지역 보존 및 복원에 대한 관심도 날로 고조되고 있다. 특히 2005년에 완료된 청계천 복원사업 이후 환경복원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 이유이다.

 

연안환경 복원은 훼손된 연안을 본래의 상태에 가깝게 부분 또는 완전 복원하는 것으로부터 원래는 없었던 새로운 환경을 조성해 훼손된 생태환경을 개선하는 방법도 있다. 직접적으로는 연안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 즉 하천 및 연안의 흐름, 수질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훼손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작업이며, 간접적으로는 하구 및 연안생물에 적합한 서식환경과 서식공간을 조성하는 작업이다.

 

환경보호 및 복원에 대한 선진 외국의 관심은 남다르다. 이에 따라 환경 복원기술의 선두인 일본을 필두로 환경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복원기술이 개발되어 현장에 접목되고 있다.

 

복원기술은 크게 흐름복원, 서식공간 조성, 수질환경 복원 등으로 구분된다. 물론 환경 복원기술의 최종 목적은 연안 생태계의 복원이지만 복원분야별로 각각 다른 방식이 적용된다. 흐름복원을 위해서는 수중보나 연육도로의 개량/철거, 인공적 흐름 제어 등이 시도된다.

 

또 서식공간은 습지나 인공조간대 및 만(Bay) 조성, 인공수초 설치, 자연수초 이식, 자연공생방파제 도입, 유공방파제 건설, 바다목장 설치 등을 통해 복원한다. 그리고 수질환경 복원을 위해 주변 오염원 축소, 유공방파제 건설, 인위적 산소공급 및 오염퇴적물 준설, 정화된 퇴적물의 복토 등을 실시한다. 해빈(해변)의 경우 인위적인 모래공급(즉, 양빈), 잠제(潛堤)나 그로인(石築) 등의 구조물을 설치한다.


시화호 등 연안복원 성과 속속 나타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연안지역 복원사례로는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을 통한 수질·생태계 복원사업을 들 수 있다. 그 밖에 울산 태화강 하구의 하천 환경정화 및 보 철거, 부산 을숙도 생태공간 조성, 한국수자원공사의 안산 갈대 습지공원 조성사업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리고 안양천 복원과 같은 소규모 하천 복원사업도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일본 야마구치의 인공 만 및 조간대 조성사업, 미국 휴스톤항 인공섬 조성사업 및 해밀톤항 부근 하구 복원사업 등이 대표적인 환경복원 사례이다. 일본 Ago bay와 동경만은 유기물질이 풍부한 정화된 준설토를 이용하여 인공 조간대를 조성해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만의 경우 습지 보존을 포함한 종합적인 장기 복원계획이 마련되고 있다.


복원 우선순위 정해 단계적 추진 필요

 

우리 정부도 환경복원을 위해 다양하게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대통령 직속의 ‘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서는 종합적인 하천·하구 관리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난 30~40년간 연안지역 난개발로 환경훼손 정도가 실로 심각한 수준임에도 연안지역은 여전히 개발대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욱 아쉬운 것은 지금까지 연안지역 훼손실태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려는 시도조차도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훼손된 자연생태계를 원래대로 회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지만 인위적인 복원에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야 하며 훼손시의 2~3배 이상에 달하는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연안복원 과정에는 지역주민은 물론 국민전체, 그리고 여러 정부주체 등이 포함되는 이해 당사자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하천, 하구 및 연안환경 복원은 마라톤과 같이 기나긴 싸움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복원 대상 및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단계적 추진을 수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단기간의 전시적인 효과를 기대하지 말고 장기간에 걸친 기반적인 선행 연구도 필요하다. 아울러 유망 복원기술의 시범적용 및 일정기간 사후 모니터링을 통한 체계적인 복원추진도 필수적이다.


연안 복원 한국해양연구원이 앞장설 것

 

이미 오랜 시간동안 훼손된 우리나라의 연안지역의 복원을 서두르기 위해 한국해양연구원이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한강 하구역을 대상으로 기본 연구사업에 착수했는데 이를 통해 훼손정도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장기적인 복원 비전 및 기술개발 로드맵 제시와 더불어 복원관련 요소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연구는 국가출연연구기관으로서 해양연구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나아가 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새로운 건설시장의 창출을 유도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삼면이 바다여서 유난히 해안과 인접한 곳이 많은 우리나라 연안지역의 가치는 대단히 높다. 그러나 아직도 연안 생태계가 쓸모없는 땅으로 잘못 인식되고 인간에 주는 편익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이들 지역은 대규모 매립사업을 통해서만 활용할 수 있다는 오해가 우위에 있는 양상이다. 따라서 연안지역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는 일이야말로 환경보호의 시작일 것이다.

 

환경을 복원하는 일이 어렵고 오랜 인내가 필요하지만 우리주변 연안지역의 훼손을 막으면서 이미 황폐화된 곳을 복원하는 일 또한 시급하다.

 

우리도 연안복원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는 자연생태계가 곳곳에 생겨날 것이다. 이를 통해 청계천 복원에 버금가는 하구 및 연안지역 복원성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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