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충돌에 호르무즈 긴장 고조, 한국 선박·에너지 수급 압박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격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한국 해운과 에너지 수급에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이란 측에 해협 내 선박 안전 보장을 요청했고, 중동 현지 우리 국민과 기업 보호를 위한 대응체계 점검에도 나섰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23일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걸프 국가 민간인과 민간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 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보장, 글로벌 에너지 공급 정상화를 위한 긴장 완화 조치를 촉구했다. 외교부는 이 통화에서 우리를 포함한 다수 국적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 내 정박 중임을 설명하며 이란 측의 필요한 안전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현재 한국 관련 선박이 20척을 넘고, 선원도 100명 이상이 걸프 해역에 발이 묶인 상태라고 전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통항을 중단시키면서 나타난 여파다.
정부도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외교부는 23일 김진아 2차관 주재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란과 이스라엘,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UAE 등 중동 13개 공관 및 관계부처와 함께 우리 국민 안전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미국이 이란 측에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이란 내 발전소를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이란도 이에 상응한 보복 가능성을 시사한 점을 공유하며 현지 안전공지와 출국·대피 권고를 강화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선박 안전에 그치지 않고 국내 에너지 수급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는 한국이 통상 원유 도입량의 약 70%, 액화천연가스 도입량의 약 2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정유·가스 수급과 물류비 부담까지 함께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국제해사기구 IMO 역시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IMO는 호르무즈 해협 서쪽 해역에 상선 약 2000척과 선원 약 2만명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보고, 안전한 해상회랑 마련을 추진 중이다. 이미 이번 충돌과 관련해 선박 사건 17건, 선원 사망 7명이 보고된 상태다.
해운업계에서는 호르무즈 사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국제사회가 해협 통항 안전 확보와 긴장 완화를 동시에 모색하고 있지만, 군사적 대응과 외교적 해법이 엇갈리면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업계 모두 선박 안전 확보와 에너지 공급망 대응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