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에 묶였던 HMM 유조선, 200만 배럴 싣고 울산행
호르무즈에 묶였던 HMM 유조선, 200만 배럴 싣고 울산행 중동 정세 악화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차질이 빚어졌던 HMM 초대형 원유운반선이 해협 통과에 나서면서 국내 원유 수송과 국적선 안전항로 확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신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소속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는 쿠웨이트산 원유 약 200만 배럴을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와 울산항으로 향하고 있다. 이번 통항은 중동 해역 긴장 고조 이후 우리 국적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첫 사례로 평가된다.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원유운반선 등 상선 운항이 제한적으로 이뤄졌고, 일부 선박은 장기간 대기 상태에 놓여 있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가스 수송의 핵심 관문이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이 해협은 세계 에너지 공급의 주요 통로로, 해협 통항 차질은 곧바로 국제 유가와 원유 수급, 정유업계 물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니버설 위너호의 통항은 단순한 개별 선박 이동을 넘어 국내 에너지 수송망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해당 선박이 싣고 있는 원유는 울산으로 향하는 물량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상적으로 항해가 이어질 경우 국내 정유 공급망 안정에도 일정 부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운업계는 이번 통항을 곧바로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해협 일대의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선박별 통항 가능 여부가 외교적 협의와 항로 승인, 현장 안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초 HMM 운항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폭발과 화재 피해를 입은 사례가 발생하면서 국적선 안전 문제는 해운업계의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당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정부와 관계기관은 선박 피해 원인과 외부 충격 가능성 등을 조사해 왔다. 이번 통항은 정부와 유관국 간 협의 속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우리 유조선이 이란 측과 협의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관건은 국적선의 안전한 연속 통항 여부다. HMM 유조선의 통항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중동 해역에 대기 중인 다른 선박들의 항행 재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과정에서 선원 안전 확보와 위험 정보 공유, 항행 지원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 수송 안정도 중요하지만, 위험 해역을 통과하는 선박과 선원의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의 원유 수입과 에너지 안보에 직결되는 항로다. 이번 HMM 유니버설 위너호의 통항이 국적선 안전항로 재개의 신호탄이 될지, 제한적 통항 사례에 그칠지는 중동 정세와 국제 해운 안전 조치의 향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