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상 통합 플랫폼 연내 완공…인구절벽 시대 해기 단절 막을 제도 마련 시급

김종태 한국해기사협회 회장(제34대)이 28일 해양수산부 출입 해운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전략상선대만으로는 부족하며, 이를 운항할 국가전략해기사가 함께 육성돼야 한다"며 "해기사를 국가가 제대로 가꾸고 관리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3년간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육·해상 통합 플랫폼 구축, 인사·노무관리 전문교재 제작, 국가전략해기사 제도 도입, 법적 지위 확립을 34대 임기 4대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고, 정부·업계·언론의 공동 노력을 강하게 촉구했다.
■ 33대 임기 성과…회원 증대·재정 기반 확충 '토대' 마련
김 회장은 지난 임기 동안 협회의 기초가 되는 회원 증대와 재정 기반 확충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회원 이탈 방지를 위한 설문·상담, 육상 근무 해기사 회원 영입, 명예 해기사 위촉 사업 등을 추진했으며, 광고 유치와 신규 사업을 통해 협회 수입을 30%가량 늘렸다. 플랫폼 구축과 교재 제작 등 신규 사업 재원도 외부 단체 지원으로 마련해 협회 자체 자금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플랫폼 구축 재원으로는 한국해운협회 5,000만 원, 정태순·최영길 전·현직 회장단 2,500만 원, 도선사협회 1,000만 원 등 총 8,500만 원이 출연됐다.

■ 육·해상 해기인력 통합관리 플랫폼, 연내 완공 목표
협회가 34대 임기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사업은 '육·해상 해기인력 통합관리 플랫폼' 구축이다. 김 회장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학교 졸업부터 은퇴할 때까지 협회가 취업과 이동을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플랫폼이 완성되면 회원 증대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플랫폼은 해기사의 졸업·승선·전직·재승선·은퇴까지 전 생애 경력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로, 단순 구인·구직 정보 제공을 넘어 해기사의 경력과 역량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기사가 원하는 직업 경로를 선택하면 그에 필요한 직무 교육을 국가가 지원하고, 해상에서 육상으로 이동하거나 육상 근무자가 다시 해상으로 복귀할 때도 교육·경력 관리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김 회장은 이 플랫폼이 비상시 국가 동원 체계로도 기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르무즈 사태에서 보듯 국가 비상 상황에서 해기사가 어디에 있고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 파악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플랫폼이 완성되면 유사시 국가가 필요한 해기인력을 즉각 동원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선원 인사·노무관리 전문교재 제작…'바다의 품' 7,500만 원 지원
재단법인 바다의 품으로부터 7,500만 원을 지원받아 선원 인사·노무관리 전문교재를 제작한다. 해운회사별로 편차가 큰 선원 인사관리 실무를 표준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교재는 채용부터 퇴직까지 13개 챕터로 구성되며, 각 챕터마다 인사이론·관련 법규(국내·국제)·사례 분석의 3개 항목으로 세분화돼 총 39개 장으로 이뤄진다.
김 회장은 "대형 해운사는 멘토·도제 시스템이 있어 인사·노무관리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작은 선사는 담당자 역량에 따라 관리 수준이 들쭉날쭉하다"며 "이 교재를 통해 회원사 전체가 동일한 품질의 선원 인사 실무를 갖추도록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실무 표준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 국가전략해기사 법제화 '핵심 꿈'…임금 격차 국가 보전 요구
김 회장이 이날 가장 강조한 것은 '국가전략해기사 법제화'다. 그는 "K-전략상선대를 만들어도 이를 운용할 전략 해기사가 없으면 무의미하다"며 "해기사가 전시·비상시 국가 물류와 전략물자 수송을 책임지는 인력인 만큼, 시장 논리만으로 고용과 처우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외국인 선원과의 임금 격차를 국가가 직접 보전하는 체계 마련이다. 그는 "외국 선원과 한국 선원의 임금 차이를 국가가 보전해주지 않으면 선사가 한국인 해기사를 안정적으로 고용하기 어렵다"며 "국가가 필요할 때 헌신하는 인력이라면 평상시 복지와 처우도 국가가 직접 책임지는 구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기승선자가 하선 후 해양 관련 국가·공공기관에 우선 채용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 '평생직장'의 토대를 닦겠다고 밝혔다.
선원노련과의 협력과 관련해서도 "국가전략해기사 제도 도입에 한목소리를 내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해기사협회와 선원노련은 경쟁·대립 관계가 아닌 상생 협력 구조임을 분명히 했다.
■ 승선근무예비역 제도 개편 시급…"현 제도로는 해기 단절 불가피"
김 회장은 인구절벽 문제와 맞물린 승선근무예비역 제도의 한계도 강하게 지적했다. 연간 출생 인구 감소로 병역 자원이 1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육·해·공군이 우선 병력을 확보하면 승선근무예비역 제도가 축소·폐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향후 병역 자원이 줄어들면 육·해·공군 중심으로 인력이 우선 배분될 가능성이 크다"며 "전략물자 수송을 담당하는 해기인력도 국가 차원의 별도 제도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육군 60%, 해군 20%, 공군 10%가 병력을 가져가면 나머지 10%를 전략 해기사 몫으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장기적으로 전략 해기사 육성은 사관학교와 유사한 형태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초급해기사 취업률 하락, "노력의 결실…고급사관 조기 양성이 해법"
최근 해양대·해사고 졸업생과 오션폴리텍 이수자의 취업률 하락에 대해 김 회장은 "승선환경 개선을 위한 노사 합의의 결실이며 일시적인 미스매치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2년 전 노사 합의로 승선환경이 대폭 개선되면서 이직률이 크게 줄었고, 선주사들이 중대재해처벌법·노동 관련 법제 변화 등으로 필수·지정선박 외에는 외국인 해기사를 선호하면서 초급사관보다 고급사관 수요가 강해진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해법으로는 고급사관 조기 양성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상위 해기면허 취득 연한이 이미 대폭 단축된 만큼, 면허수당 신설 등으로 고급사관 승격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며 "고급사관 조기 양성이 이뤄지면 초급사관 일자리도 자연스럽게 늘어 취업률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해사교육센터 컨소시엄 설립 구상…"부산에 거점 둬야"
해기사 재교육·재취업 체계 강화를 위한 해사교육센터 설립 구상도 밝혔다. 해양수산연수원, 선박관리산업협회, 선사 교육기관(HMM 트레이닝센터, 팬오션 GMarisa Service 트레이닝센터 등) 관련 단체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각자 보유한 교육 기능을 특화·공동 운영하는 방식이다. 재취업 프로그램과 직무 전환 교육까지 포함하는 통합 교육체계 구축이 목표다.
김 회장은 "각 기관이 잘하는 교육을 특화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재취업 프로그램까지 담을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진다"며 "해기사들이 많이 거주하는 부산에 거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 호르무즈 긴장…"선박·선원이 멈추니 세계가 멈췄다"
최근 고조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긴장에 대해 김 회장은 "선박과 선원이 멈추니 세계가 함께 멈춰버렸다"며 "이것이 국가전략해기사 육성의 필요성을 웅변하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수송하는 해기사에게 국가 차원의 예우와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지 해기사 가족들에게 "자극적인 보도에 동요하지 말고 정부 공식 발표를 신뢰해 달라"고 당부하면서도, 현 사태를 계기로 국가전략상선대·국가전략해기사 육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 해기사 명예의 전당·마도로스 거리…북항 재개발 연계 추진
부산 북항 재개발 부지에 선원기념관을 건립하고 내부에 해방 이후 세대 해기사 명예의 전당을 조성하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 태종대에 있는 명예의 전당은 해방 이전 세대 14위로 마무리된 상태로, 공간 부족으로 확장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 회장은 "해수부 부산 이전과 해양수도 부산의 위상에 걸맞은 공간이 필요하다"며 "북항 재개발 지역과 중앙동을 잇는 도로를 마도로스 거리로 조성하는 방안도 함께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빠름에서 함께로…해기전승은 모두의 목표"
김 회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해기전승이라는 대업은 혼자서 할 수 없다"며 "우리의 목표는 빠름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멀리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전략상선대 및 국가전략해기사 육성, 해기사 생애주기 CDP 운영, 해사교육센터 설립, 장기승선자 우선채용 제도화 등에 정부와 업계가 같은 방향으로 키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구절벽 시대를 맞아 한시라도 빠른 법적 제도 마련으로 해기 단절을 막아야 한다"며 해운업계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