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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류 조사 소임대로 차근차근 진행 중"

터무니 없는 주장 의연하게 대처 
 
 ‘해류조사’ 문제를 둘러싸고 나라 안팎이 뒤숭숭하다. 일본 정부는 우리의 예정된 독도 인근 해역에서의 해류 조사에 대하여 해상보안청 순시선까지 출동시켜 중단을 요구하였으며 우리는 이러한 일본의 요구에 물러서지 않고 계획된 대로 해류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 내부에서도 우리 배타적경제수역(EEZ)내에서의 과학조사 활동이므로 한치도 물러서면 안 된다는 강경론이 있었는가 하면 ‘해류조사’와 같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인해 한·일간 갈등관계가 빚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유화론도 있었다.(사진: 정유섭 국립해양조사원장)


항해와 어업의 기초자료 '해류정보'


그렇다면 도대체 ‘해류조사’가 무엇이길래 나라 안팎에 이렇게 많은 논란의 소지를 제공하고 있는 것인가?

‘해류조사’란 말 그대로 어떤 해역에서 발생하는 일정한 바닷물의 흐름(해류)을 조사하여 관측된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해류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여 마치 기상예보처럼 해류에 관한 예측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해류에 관한 정보는 그 자체로서 항해와 조업을 위한 귀중한 정보로 항해자와 어민들에게 활용되고 있다.

 

사실 동해에서는 해류 흐름에 의해 물체가 하루 동안 최대 35㎞이상 떠내려 갈 수도 있으므로 해류에 관한 정보는 항해와 조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료 중 하나이다.

 

또한 해류에 관한 정보는 조난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람이나 조난 선박의 이동 경로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수색작업에 도움을 주는가 하면, 해양 오염사고가 발생할 경우 오염물질의 확산방향과 정도를 추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방제작업에 도움을 주는 등 없어서는 안 될 자료이다.

 

최근 포항 앞바다에 추락한 F-15K 사고 발생시에도 그동안 축적된 해류에 관한 정보가 없었다면 수색에 상당한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에는 우리나라 전 해역에서 발생하는 해류 흐름에 대한 관측자료인 해류도를 일제 치하에서 일본인들이 1930년대에 만들어진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해류조사’는 우리 힘으로 만든 표준해류도를 만들기 위한 기초 자료를 준비하는 목적도 있다.


일제시대 만든 해류도를 계속 쓰라고?


▲ 동해 바다의 염분, 해류, 수온을 측정하기 위해 3일 부산 해경부두에서 출항한 '해양 2000호'

일본은 우리의 해류조사에 왜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이를 위해 해양조사원에서는 이미 2000년부터 매년 각 계절별 해류를 조사해 오고 있으며 앞으로 2009년까지 각 계절별 해류의 특성을 반영한 해류도를 완성할 계획이다. 일본측은 바로 이러한 우리의 조사활동에 대해 시비를 걸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일본은 ‘해류조사’ 문제를 놓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일까? 일본 국내 정치에 원인을 찾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비교적 독도 인근 수역에서 해양과학 조사 활동을 자유스럽게 펼쳐온 반면 일본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일본측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1996년 비준한 유엔 해양법에 따르면 해류조사를 포함한 이른바 ‘해양과학조사’ 활동은 자국의 EEZ 내에서만 할 수 있으며 다른 나라의 EEZ에서 해양과학조사를 할 경우에는 당사국의 동의를 받도록 되어 있다.

 

현재 한·일 양국간에는 EEZ 경계 획정을 위한 회담이 진행중에 있으며 일본은 독도를 포함한 울릉도-독도 중간수역 까지를 자국의 EEZ로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2000년부터 연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우리 측의 해류조사 활동에 대해 시비를 함으로써 독도를 분쟁지역화하고 지금까지의 해양과학 조사에서 불리한 처지에 있는 상황을 반전시켜 향후 EEZ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고도의 전략을 취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흥분할 이유도 없는 일본의 주장

 

국립해양조사원은 예정대로 해류조사 실시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독도에 대한 영유권이 우리나라에 있음이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나 명백함을 감안할 때, 이러한 일본의 주장은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더구나 독도에 대한 영유권 시비를 넘어 독도를 기점으로 하여 그 서쪽 해역 까지를 자신들의 EEZ라 주장하는 것은 우리에 대한 훨씬 심각한 도전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우리는 이러한 일본측의 기도에 단호히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 해양조사원은 일본측의 이러한 의도와 상관없이 당초 계획대로 의연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일본측 주장에 대해서 지나치게 흥분할 이유도 없고 일본측의 방해에 공연히 의기소침할 이유도 없다. 다만 우리가 맡은 바 소임대로 차근차근 우리 일을 진행해 나갈 뿐이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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