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에게 물려받은 김치 속 젓갈의 비밀은 이렇다
국립수산과학원(원장 정영훈)은 김장철을 맞이하여 김치에 사용하는 젓갈의 소비 촉진을 위해 김치 발효과정 중 젓갈의 역할을 밝혔다.
김치에 젓갈을 넣는 이유는 해산물을 원료로 하여 한 차례 숙성의 과정을 거친 젓갈은 김치의 숙성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는 한편, 유리아미노산의 조성 또한 활발하게 해주어 김치의 감칠맛을 향상시키고 아미노산의 함량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김치의 발효 과정은 찹쌀풀(전분)→알파-아밀라제(α-Amylase)에 의해 가수분해→포도당과 맥아당 생산→젖산(젖산균) 생산 등이다. α-Amylase는 전분을 포도당 등으로 가수분해 하는데 사용되는 효소이다.
특히, 알파-아밀라제의 활성도가 김치의 발효과정을 조절하게 되는데, 김치를 담그는 주 재료들의 활성도를 측정한 결과, 멸치젓, 황석어젓, 무, 새우젓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김치를 담글 때 젓갈류를 사용하면 발효가 잘 일어나고 맛도 좋아지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 발효식품인 김치는 오랫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김치를 담글 때 젓갈을 왜 사용하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일부 김치제품에서는 젓갈을 사용하지 않아 맛이 깔끔하다고 하지만, 젓갈은 고혈압을 개선할 수 있는 기능성 펩타이드(Peptide)와 라이신(Lysine)과 같은 필수아미노산이 다량 들어 있어 적절한 사용은 건강에 좋다.
수산과학원은 김치를 담글 때 꼭 젓갈을 사용하여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고유의 전통비법을 대대로 지켜가길 바란다고 했다. 젓갈이 김치 발효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너무 많이 넣으면 김치가 빨리 익고 적게 넣으면 늦게 익어 젓갈의 첨가량을 잘 조절해 2∼4% 정도가 적당하다.
또 겨울철 내내 먹는 김장김치는 젓갈을 달여서 첨가하게 되면 알파-아밀라제의 활성을 낮춰, 발효를 지연시키면서, 열처리에 의해 감칠맛을 증가시켜 오랫동안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정영훈 원장은 “조상으로부터 이어져온 전통비법을 연구한 결과, 맛이나 영양 모든 측면에서 뛰어난 것을 과학적으로 재확인 했다”며, “이번 김장철에 젓갈을 많이 애용해 젓갈의 소비를 촉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