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의원 : 경찰이 특별감찰관에 제출한 우병우 아들 자료는 운전면허 취득 날짜 뿐

이석수 특별감찰관팀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 아들 우모씨의 운전병 선발 특혜 의혹을 감찰하기 위해 작년 7월 우병우 아들 관련 자료를 다수 요청했으나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신상에 관한 자료는 거의 제출하지 않은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직원 내부 감찰 시에는 통화내역까지 강압적으로 조사하는 경찰이 특별감찰관의 감찰에 ‘사생활’을 이유로 제대로 협조하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행정안전위원회, 인천남동갑, 인천시당위원장)이 서울경찰청과 특별감찰관실이 ‘16년 7월 27일부터 8월 18일까지 주고받은 문서를 열람한 결과, 특별감찰관실이 요청한 29건의 자료 중 24건의 자료를 제출하였고, 5건의 경우 미존재, 사생활 등을 이유로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경찰청에 제출한 24건의 자료는 우씨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서울청 의경선발 및 인사배치 세부계획’ 등이었고, 우씨와 관련된 자료는 상당수 제출을 거부하였다.

거부한 자료는 신상면담부, 병상기록(진단서), 근무일지(외출, 면회당일) 사본, 신임교육기간 3주간 신상면담카드, 운전면허증 사본인데, 신상면담부, 병상기록, 신임교육기간 신상명담카드는 사생활 보호 등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고, 근무일지는 존재하지 않는 자료라고 제출하지 않았으며, 운전면허증 사본 역시 본인이 동의하지 않았다며 제출을 거부하였다. 대신 운전면허 취득일만 따로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특별감찰관의 감찰에 제대로 응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별감찰관은 신상명담기록 등을 통해 서울청이 우씨의 입대 초기부터 우씨가 우수석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런 정황을 알 수 있는 자료를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서울청의 외부 감찰에 대한 비협조적인 태도는 내부 감찰 방식과도 차이가 있다. 일례로 지난번 광주청 SNS에 ‘민주화의 성지’ 글이 올라온 이후 사실상 좌천된 강 전 청장에 대해 본청 감사관실이 신상털기식 감찰을 했다는 논란이 일었는데 당시 강전 청장의 부속실장 A씨는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경찰청 감사관실이 디지털포렌식을 이유로 휴대폰을 반 강제적으로 압수하여 추출정보 목록 등에 대한 고지와 통보절차를 지키지 않는 등 불법행위를 했다’고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외에도 경찰서 감찰담당관은 법원의 허가나 영장이 있어야만 제출받을 수 있는 민감한 개인정보인 통화내역이나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감찰대상자들의 동의를 얻어 제출받고 있다. ‘동의’라는 전제가 있기는 하지만 감찰 불이익 등을 이유로 대상자가 동의하지 않기는 쉽지 않다.

결국 우씨에 대한 특혜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자료에 대한 무더기 자료제출 거부는 특별감찰관의 업무 방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현행 특별감찰관법에 따르면 위계 또는 위력으로 특별감찰관 등의 직무수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특감은 우씨 관련 감찰기간 내내 서울청 관계자들이 우병우 전 수석의 지시나 압력에 의해 감찰에 비협조적으로 응한 것으로 의심했다. 현재 국정농단 등의 이유로 재판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특별감찰관의 조사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남춘 의원은 “경찰이 현행법 위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료제출을 거부한 사유가 무엇인지, 누가 여기에 관여되어 있는지, 그 배후가 누구인지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