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해운 설립 2여년만에 법정관리 신청의 의미
고유가-시황악화-진입장벽 버티지 못하고 결국
용선 조기반납…한일항로 집중화로 수익성 강화
해운합리화이후 24년만에 설립된 컨테이너 신규 정기선사인 양해해운이 설립 2년만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일 양해해운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양해해운은 지난 14일 서울지방중앙법원 파산부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및 재산보전 처분·포괄적 금지명령(채권자들이 회생신청 회사의 자산을 함부로 가압류하거나 팔지 못하게 하는 조치)을 신청했다. 양해해운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는 조만간 법원의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국내 컨테이너 선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지난 2001년 조양상선에 이어 두 번째이며 전체 해운업계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삼선로직스, TPC코리아, 봉신, 세림오션쉬핑, 대한해운, 삼호해운 등 이번이 8번째다.
양해해운은 기업회생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일본항로에 서비스에 집중키로 했다. 이러한 결정에 따라 동남아항로를 철수하고 9척의 운항선대중 6월21일 현재까지 2~3척은 조기 반납했으며 계속적으로 조기반납중이다. 이를 통해 비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양해해운은 “일본항로에 투입되어 있는 2~3척만 남기고 다 반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해해운 2년만에 왜 법정관리 신청했나
양해해운은 시황악화 상태에서 고유가와 용선료 등 원가부담으로 그간 경영난을 겪어 왔다. 특히 동종업계의 견제로 인해 동남아항로를 타 선사와 공동 운항할 수 없어 6척을 투입해 단독으로 주 1회 운항하다보니 더욱 원가부담이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양해해운이 올해 4월 공시한 201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5월~12월까지 매출액은 약 2억 원을 기록한 후 2010년에는 766억 원을 기록했으나 연료비용이 2009년 4억 원에서 2010년에는 385억 원으로 증가해 2009년에는 약 5억 원의 매출총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291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009년 16억 원에서 2010년 357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당기순손실도 2009년 11억 원에서 2010년 373억 원으로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동남아 주요항구에서 지속되고 있는 항만 정체 등으로 인해 선박 정시운항이 불가능하게 되어 영업손실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와 함께 올해 2월을 목표로 추진했던 외부투자자의 자금 수혈이 4월 초로 늦어지면서 협력업체들의 대금 지급이 지연되어 선박이 억류되고 국내 주요 항만에서 화물 반출입이 중단됐으며 급유를 제 때 하지 못해 운항 차질이 빚어지는 등 영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사고가 3~4월에 20여 차례나 발생하기도 했다.
설립부터 법정관리 신청까지
양해해운은 1985년 해운산업 합리화 이후로는 처음으로 2009년 12월 국적선사로 등록된 후 1700TEU급 3척, 800TEU급 6척 등 9척의 선박을 투입해 설립초기부터 한·일 및 동남아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그룹 등 대형화주들과도 운송계약을 체결했다.
서남권 최대 무역항이면서도 실질적인 정기 컨테이너 항로가 없었던 목포 신항을 동북아 물류중심 항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목포항을 기점으로 중국·태국항로, 인도네시아항로, 일본항로 등 3개 국제 정기 컨테이너 화물 항로를 개설해 지난 2009년 12월26일 첫 취항을 시작으로 1년 동안 116항차에 2만3730TEU의 물동량을 수송해 목포시로부터 올해 4월 보조금 3억 원을 지급받기도 했다.
특히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에이티넘파트너스 이민주 회장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4월 유상증자에도 참여한 것이 전해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아왔다.
양해해운은 2010년 12월 초 외부투자자로부터 전환사채(CB) 발행 형태로 100억 원을 투자 받은데 이어 지난 4월 초순에는 설립 주주로부터 45억 원, 외부투자자로부터 160억 원 등 총 205억 원을 증자를 통해 유치했다.
아울러 제3자 배정에 의한 신주 발행을 700억 원까지 가능하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2010년 3월 한국선주협회에 회원 가입한데 이어 그간 업계의 반대로 이루지 못했던 한국근해선사협의회, 황해정기선사협의회 및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 등 협의회에도 가입하면서 공동운항을 할 수 있는 영업의 발판까지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런던, 일본 도쿄 등 국내외 금융권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금융 전문가를 올해 1월 영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벤더들의 돌발행위에 따라 예상못한 자금유출과 선박연료유가의 급등 등으로 지난 5월30일 '주주 및 벤더 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국내의 유수 기업과의 투자유치협상과 함께 양해해운의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에 알려지면서 더욱 비용압력이 심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