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中企 56% 올 신규채용 계획 신입 70%는 고졸
#1. 서울 소재 건축자재 제조업체 A사는 올해 신규채용을 대폭 늘려 고졸자 35명, 대졸자 8명 등 총 43명을 뽑을 계획이다. 6명을 뽑았던 지난해보다 무려 7배 이상 늘려 잡은 것이다. 이는 A사가 최근 이태리 기업과 기술제휴를 체결해 세계적 수준의 건축 내장재 업체로 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공장을 지방으로 이전해 올해 채용수요가 예년보다 많은 수준”이라며 “우수한 인재가 많이 입사해 회사 발전에 많은 도움을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 부산에서 사무용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 B사는 올해도 신규채용을 계획하고 있지만 신입직원을 제대로 구할 수 있을지 난감해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137억에 달하고 종업원 규모만 153명에 달하는 우량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을 바라보는 청년층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B사는 올해 대졸자를 4명 뽑을 계획이지만 이 중 2명은 지난해 입사하자마자 퇴사한 신입사원을 대신하는 자리이다.
올해 우수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6곳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으로 조사됐다. 1사당 평균채용인원은 9.4명이었고 이중 6.6명은 고졸 일자리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최근 우수 중소기업 503개사를 대상으로 ‘2013년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한 기업이 전체의 56.1%였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중소기업청 우수중소기업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약 3만7천개사 중 종업원 50인 이상 503개사를 무작위로 선택해 조사했다.
채용계획이 있다는 기업에 지난해 대비 채용규모를 묻자 ‘늘리겠다’는 기업이 19.5%였고, ‘비슷한 수준’이라는 기업은 50.4%로 조사됐다. ‘줄이겠다’는 기업도 30.1%로 비교적 많았다.
이에 대해 상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저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아 중소기업들이 신규 채용규모를 보수적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경영실적 전망을 묻는 질문에 ‘지난해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답변과 ‘비슷할 것’이라는 답변이 각각 31.0%, 50.1%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은 18.9%에 그쳤다.
채용계획을 확정한 우수 중소기업은 1개사당 평균 9.4명을 뽑을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21.8명), 도소매·운수(14.7명), 음식숙박(11.2명) 등의 순으로 채용인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소재 기업이 11.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호남권(9.4명), 경기(9.2명), 영남권(8.7명), 충청권(8.2명), 강원권(5.6명) 순으로 조사됐다.
우수 중소기업들은 평균채용인원 9.4명 가운데 6.6명을 고졸자로 충원할 것이라고 밝혀, 올해 대졸자보다 고졸자에게 더 많은 중소기업 일자리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생산기술직, 판매영업직 등 고졸자를 필요로 하는 직무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학력별 채용규모를 업종별로 보면 정보통신(17.4명), 도소매·운수(13.3명), 음식숙박(9.6명) 등은 고졸 일자리가, 건설업(5.2명), 정보통신(4.3명), 화학·제약(3.4명) 등은 대졸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우수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51.5%)는 응답이 ‘어려움이 없다’(48.5%)는 답변을 웃돌아, 일반 중소기업보다 근무조건이 나은 우수 중소기업도 중소기업 취업 기피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수 중소기업들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대책과 직장체험 프로그램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청년층의 우수 중소기업 취업촉진을 위해 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표창 또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지를 묻자 응답기업의 74.6%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필요 없음’ 25.4%> 재학생 대상 직장체험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는 기업이 69.4%로 많았다. <‘필요 없음’ 30.6%>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우수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라며 “중견기업이 많아져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우리 경제의 체질도 강화될 수 있는 만큼 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홍보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