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의원 지상파 중간광고 관련 방통위 용역 결과 최초 공개
시뮬레이션 및 설문조사 통한 연구 분석, 지상파 광고수익 350억~870억 증가 예상
종편 등장으로 직격탄 맞은 지상파 광고매출, 비대칭 규제나 특혜 없애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비례대표)은 8일,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포함한 광고규제 개선에 대한 방통위의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방통위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맡긴 것으로 작년 12월에 결과가 나왔지만 방통위에서 지금까지 비공개로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본 연구는 매체별 광고수익 변화, 해외 주요국의 광고규제 정책, 지상파에 대한 중간광고 허용시 광고매출 증가액 예측 결과 등을 차례로 소개하고, 방송광고규제의 전반적 개선 그 중에서도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중간광고 허용시 광고매출 증가액 예측은 ① 현재 중간광고가 허용되는 비지상파 방송사의 프로그램 시청률과 중간광고 시청률간의 관계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② 광고주에 대한 설문조사 두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시뮬레이션은 허용장르와 시간에 따라 4가지 시나리오로 각각 진행됐다. (*각 시나리오별 매출증대 효과는 붙임 참고) 현재 비지상파 방송과 같이 모든 장르에 45분 이상 1회, 최대 6회 허용시(시나리오1) 최대 869억 원, 오락 장르에만 허용하고 60분 이상 1회, 90분 이상 최대 2회 허용시(시나리오4) 최소 350억 원의 광고매출이 예측됐다. 두 번째 방법인 광고주 설문조사를 통해서는 약 415억 원의 매출증대가 예상됐다.
이 연구와 별도로 이철희 의원실에서 방통위로부터 받은 ‘2010년 이후 매체별 광고매출 변화추이’에 따르면, 2010년 대비 2017년 우리나라 총 광고 증가액은 2조 2,800억 원이다. 그 가운데 광고수익이 증가한 매체는 온라인(2조 8,700억 원)과 유료방송(6,400억 원, 그 중 종편 4,004억 원)이다. 지상파, 신문, 기타 광고(옥외/교통 등)는 각 8,000억, 1,200억, 3,000억 원 감소했다.
지상파 광고 수익은 2012년 종편 등장과 동시에 매년 급감해 2016년, 2017년에는 각각 전년 대비 –15%, -13% 줄었다. 반면 종편 광고수익은 설립 이후 꾸준히 늘어 2012년 총 2,153억 원이었던 광고매출이 2017년 4,004억 원으로 약 150% 증가했다. 특이할 점은 종편 등장 직후인 2012년에는 신문의 광고매출도 약 4% 늘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의 신문광고 수익이 세계적 추세와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것이 종편효과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ZenithOptimedia의 <매체별 글로벌 광고비(2013~2019년)>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신문 광고 수익은 2013년 대비 27.5% 감소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같은 기간 신문 광고 수익 감소는 6%에 그쳤다. 종편채널과 해당 4대 신문의 광고의 결합 판매 효과 등으로 신문 광고수익은 세계적 추세와 달리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연구는 현재 지상파에서 시행중인 유사중간광고(PCM)의 효과는 크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PCM의 프로그램 및 시간제한이 크기 때문이다. PCM을 이용한 적 있다는 광고주의 70% 이상이 지상파의 다른 광고비를 빼서 구매하였다고 하여 PCM 매출증대의 제한적 효과는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PCM으로 인해 중간광고 효과가 크게 상쇄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방송시장, 그 중에서도 지상파에 대하여만 엄격한 광고규제를 고수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적극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본 보고서의 결론이다. 지상파의 매출감소는 콘텐츠에 대한 제작 재원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방송품질프로그램 저하, 결과적으로 시청자의 후생 감소가 초래된다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비대칭 규제를 감내하라고 하면 줄어드는 광고매출 증대를 위해 지상파 사업자가 더욱 선정적인 프로그램 제작에 몰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실제로 지상파 방송사의 제작비는 2012년 이후 계속 정체상태로 일반 유료방송의 제작비를 하회하고 있다. 2013년~2017년 동안 지상파방송사의 제작비는 0.7% 감소했고, ‘17년도에는 6.5% 감소하였다. 2017년 지상파 방송사들의 총 프로그램 제작비는 약 4조 5천억 원이다. 2017년 넷플릭스의 프로그램 투자비용 80억 달러(약 9조원)에 한참 못 미친다.
보고서에서 소개한 영국, 미국, 독일, 일본, 대만, 호주 등 해외 주요국의 사례를 보면 BBC, ARTE, NHK, ABC, PBS 등 수신료나 공적재원으로 100%로 운영되어 광고 자체가 금지되어 있는 공영방송사를 제외하고는 중간광고에 대한 제한이 없다.
신문협회는 2017년 12월,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에 따른 광고매출증액 효과를 1,114억~1,177억 원으로 추정하였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이에 크게 못 미친다. 2016년 광고총량제 도입 시 종편PP들은 지상파의 광고수익 증가액을 1,240억 원으로 보았으나 KISDI는 217억~638억 원으로 예측하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109억 원 증가에 그쳤다. 이 의원은, 이러한 사례에 비추어볼 때 중간광고 효과가 KISDI의 이번 예측에 못 미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설문조사 결과 지상파 중간광고가 허용되어 광고비를 늘릴 경우, 그 재원을 종편 광고비에서 가져오겠다는 의견이 14.9%, 인쇄매체 광고비에서 가져오겠다는 의견이 11.2%다. 설문조사 결과처럼 지상파에 400여 억 원의 매출 증가가 발생하더라도 수치상 종편/신문의 광고감소 효과는 100억 원에 그친다. 신문협회나 종편의 우려가 과장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상파의 중간광고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설문대상 광고주의 55.7%가 공감했지만, 49.2%가 지상파의 중간광고 허용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광고비 지출을 현재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온라인 광고에 대하여는 중간광고와 무관하게 74.6%가 증가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규제근거의 타당성, 규제의 필요성과 형평성, 방송 콘텐츠 발전 필요성 등을 두루 고려하여 방통위가 방송광고 규제 전반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이젠 지상파에 중간광고를 허용하든지, 종편의 중간광고를 폐지하든지 양단간 결단해야 할 때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