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대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취임사
존경하는 해양수산 가족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해양수산부 직원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제23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임명된 강도형 입니다.
어린시절의 저는, 해녀였던 어머니의 등 뒤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느끼며 자라왔습니다. 바다를 동경하고 바다에 대해 더 깊이 알고자 하는 마음으로 바다를 전공으로 선택하여 지금까지 평생의 업(業)으로 삼아 왔습니다. 이런 제가 오늘 ‘해양수산 정책’을 총괄하는 해수부 장관으로 임명되어 감회가 매우 새롭습니다. 그 동안 제가 연구하고 매진해 왔던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제 정책으로 적용할 생각에 힘이 나면서도, 한 편으로는 우리 해양수산업이 당면한 수 많은 현안 과제들을 떠올리면 어깨가 무겁습니다.
해양수산 가족 여러분!
그러나, 단 한 가지는 약속드리겠습니다. 국민과 해양수산 종사자에게 희망을 주는
해양수산부가 되도록 앞장서겠습니다.
이를 위해, “국민에게 힘이 되는 바다, 경제에 기여하는 해양수산”을 해양수산부의 비전으로 삼고 다음과 같은 정책들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첫째, 어업인, 어촌·도서 주민의 행복한 삶을 지원하겠습니다. 지난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장관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사람이 돌아오는 어촌’을 만들고 싶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 자랐던 어촌은 풍요롭고 활기가 넘치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어촌은 계속 움츠러 들고 있습니다.
저는 어촌, 섬, 그리고 바다와 접한 연안 지역을 풍요롭고 활기찬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 해수부가 진행하고 있는 지원사업 등은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면서, 어촌을 풍요로운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겠습니다. 어촌에 생활·경제·안전 인프라를 조성하는 어촌신활력증진 사업은 지역에 꼭 필요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어촌에 민간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특구를 조성하는 등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고,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각종 지원 대책들도 조속히 마련하겠습니다.
둘째, 수산물 안전과 물가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현재까지 우리 바다와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것은 과학이 증명하고 있으며, 과학자 출신인 제가 보장해 드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 안전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하면서, 객관적·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국민들께 안전한 바다와 수산물을 제공하겠습니다. 또한, 여전히 높은 수산물 물가를 확실하게 관리하겠습니다.
정부가 직접 확보하는 물량을 확대하여 적기에 풀고, 매월 온·오프라인 마트를 통해 할인 행사를 실시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국민과 소비자들이 안전한 수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기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서비스를 통해 우리나라 수출경제를 견인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대외 의존도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그리고 대외 무역의 99.7%는 바닷길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이고 사각지대 없는 바닷길을 구축하고, 수출입의 관문인 항만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2024년에는 국내 최초로 부산항 신항에 모든 작업 과정이 완전히 자동화되는 항만이 새롭게 개장될 예정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인천신항, 광양항, 진해신항 까지 스마트 메가포트를 속도감 있게 구축하여 세계적인 물류 국가로 성장시켜 나가겠습니다. 또한, 해외 주요 항만과 물류 거점에 우리나라가 운영하는 터미널과 물류센터를 확충하여 우리 기업이 마음 놓고 뛰어다닐 수 있는 넓은 운동장을 만들겠습니다. 아울러, 글로벌 해운 저(低) 시황기, 수출입 경제의 버팀목인 국적선사가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금융·세제 등 각종 지원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넷째, 혁신과 개방으로 수산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키우겠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수산물을 가장 사랑하는 나라입니다. 따라서, 국민들이 고품질의 수산물을 언제든지 드실 수 있도록 수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해수부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수산업의 현실은 결코 녹록하지 않습니다. 수산자원 고갈로 수산물 생산은 줄어들고, 인건비, 유류비 등 각종 경영 부담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장의 발목을 잡는 복잡한 규제는 우리 어업인들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기후 변화라는 전 세계적인 위협은 어족 자원 변화와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제 수산업은 진짜로 변화해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 수산업의 한 축인 어선어업은 과감하게 규제를 푸는 대신, 모든 어선에 할당량을 부여하여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겠습니다. 생산된 수산물이 버려지지 않고, 다시 식품으로 사용될 수 있는 ‘Zero waste’ 전략 뿐 만 아니라, 생산-가공 과정의 이윤 분배를 통해 어업인의 소득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다른 한 축인 양식업은 스마트화와 개방으로 혁신을 이루겠습니다.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양식장 임대 사업을 추진하여 청년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또한, 해수부에 ‘기후대응전략팀’을 즉시 발족하여, 해양수산 분야 기후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체계도 구축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양 과학기술과 신산업 육성, 해양레저 거점 조성으로 연안 지역에 경제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저는 평생 바다를 연구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바다가 인류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가능성의 공간이라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해양 과학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그 누구보다 깊이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과 방식은 옳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해양수산 R&D가 내실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R&D 정책 방향을 확실하게 바꾸어 나가겠습니다. 국민과 미래 세대에 가능성을 주는 해양과학기술, 젊은 과학자와 중견 연구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해양과학기술을중점적으로 육성하겠습니다. 한편, 우리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휴가지는 바로 ‘바다’입니다. 따라서, 해양 레저는 연안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권역별 대규모 해양관광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해양레저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내년부터 부산-경남-전남을 잇는 남해안권 해양레저관광벨트를 본격적으로 조성하고, 민간 투자와 연계하여,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사업도 추진하겠습니다. 아울러, 해양보호구역 내 생태 자원들을 연계하여 권역별 국가해양생태공원도 조성하겠습니다.
존경하는 해양수산 가족 여러분!이 밖에도 해수부는 국민과 해양수산 종사자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국민과 종사자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는 해수부가 되기 위해 더 가까이에서, 더 듣고, 더 뛰고, 더 노력하겠습니다.
전국 4천여 명 해양수산부 직원 여러분, 1만 3천여 명 해양경찰청 직원 여러분!
제가 그동안 지켜봐 온 여러분은 모두 열정과 능력이 충만한 분들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청문회 준비를 거치면서 저의 생각은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 제가 여러분과 함께 할 항해에서도 한 분 한 분의 역량과 열정이 필요합니다.
이 자리를 통해 직원 여러분께 두 가지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국민 눈높이에서 정책을 펼칩시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정책은 속도감 있게 추진하여 즉각 시행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국민과 종사자가 보시기에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하게 혁파합시다. 저 역시, 국민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 매주 민생 현장을 방문하겠습니다. 저부터 국민과 종사자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에서 듣겠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수행이나 의전은 없애겠습니다. 또한, 현장에 불편을 끼쳐서도 안 되겠습니다. 모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로, ‘원 팀’ 해수부가 됩시다. 우리부는 전 부처에서 유일하게 기능이 아닌 ‘공간’을 대상으로 정책을 펼치는 부처입니다. 기능적 범위도 매우 넓고, 직원들의 구성도 아주 다양합니다. 그러나, 바다는 어떠한 물도 가리지 않고 받아주는 융합과 공존의 공간입니다. 직렬이 다르다고, 직급이 다르다고, 출신 배경이 다르다고 서로를 밀어내서는 안 됩니다.
저부터 직급, 직렬 구분 없이 직원 여러분과 더 소통하겠습니다. 부담 없이 점심 한 끼, 커피 한 잔 하면서 여러분의 고충과 어려움을 나누겠습니다. 소통과 공감을 통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원 팀 해수부’를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여러분이 행복해야 해양수산부가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해양수산 가족 여러분, 사랑하는 해양수산부 직원 여러분! 2024년 새해는 청룡(靑龍)의 해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용의 거처를 바다라고 믿어 왔습니다. 따라서, 내년은 ‘바다를 상징하는 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청룡이 바다에서 승천하는 것처럼 해양수산업과 해양수산부 모두 높이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한 새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해양수산부 장관 강도형